우르오스, 브롤스타즈, 버거킹… '뉴트로' 트렌드에 광고계도 옛날 작품 패러디 봇물20여 년 지난 콘텐츠지만 Z세대와 밀레니얼에겐 새로움으로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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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계에 뉴트로가 뜨고 있다. 궁예, 살인의 추억, 김두한 등 20여 년이 지난 과거 작품과 캐릭터를 패러디한 광고가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가트렌드인 뉴트로(New-tro, 새로운 복고)가 고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하면서 광고 시장에서도 새로운 창작물로 관심받고 있다.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이나 1000만 영화 '극한직업' 같이 최근 유행한 작품 대신 10년, 20년 전에 유행했던 작품을 패러디한 광고가 젊은 세대에게 새로움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광고업계는 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 '야인시대'의 김두한, 영화 '살인의 추억', '친구', '내부자들' 등을 광고 속에서 패러디하고 있다.
한국오츠카제약의 남자 스킨케어 브랜드 우르오스는 투톱 모델 유연석과 이종화를 앞세운 스킨워시 TV 광고를 패러디한 온라인 바이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이 예뻤다’로 유명한 신스틸러 배우 박노식이 직접 등장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친구', 드라마 '태조 왕건' 속 익숙한 명장면과 함께 우르오스를 등장시킨다.
'살인의 추억'에서 짜장면을 먹는 장면에서는 송강호 형사 역을 맡은 배우가 "느낌이 좋아 느낌이, 순하고 촉촉한 느낌이"라고 말한 후 박노식이 "순하다 하루 종일"이라고 대답하고, 영화 친구를 패러디한 장면에서는 "아부지 뭐 쓰시노?"라며 "아버지 우르오스 하나 안 사드리고 뭐했노?"라고 이야기하는 등 각 작품의 명장면을 녹여냈다. 해당 영상은 텐던시가 대행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원래 광고 잘 안 보는데 계속 보게 되게 몇 번째 돌려보는 중 살인의 추억 싱크로율 뭐야”, “넋 놓고 끝까지 보게 되는..”, “누구인가? 이 영상을 보고도 좋아요 안 누른 자가 누구인가?”라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르오스 관계자는 “TV 광고의 시간적 제한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바이럴 광고로 이번 영상을 제작했다”며 “남성 타깃 고객에게 공감과 유머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 소재를 생각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30대부터 50대에게는 레트로 감성 및 추억을 회상하면서 재미를 전달하고, 해당 영화와 드라마를 보지 못한 Z세대에게도 온라인에서 돌아다니는 짤 등을 통해 익히 유명한 장면들이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우르오스의 캠페인은 전체 영상 시청 수가 약 500만 회를 넘겼고, 약 2분의 다소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약 68만 회 이상의 재상 완료 수를 기록했다. - 슈퍼셀이 공식 유튜브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 게임 광고 역시 뉴트로 트렌드를 결합한 패러디 광고 '솔플보다 트리플 편'으로 화제다.
캠페인은 서부 영화 속 카우보이 시대를 배경으로 배우 이병헌이 서부 총잡이로 등장한다. 영화 '달콤한 인생', '내부자들', '아이리스', 싸이의 'I LUV IT' 뮤직비디오 등 그간 그가 출연한 작품들의 패러디를 선보이며 깨알 웃음을 안긴 것.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총 12개로 이병헌 외에 배우 조우진, 김영철, 이기영, 이순재, 신구, 백일섭, UFC 파이터 김동현 등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공개된 영상은 영화 내부자들을 패러디한 '핸드슬라이서... 아 안돼! #솔플보다트리플' 캠페인이다.
내부자들 작품 속 이병헌의 손목을 잘랐던 조우진이 다른 2명의 경호원과 함께 등장해 "상구씨, 오랜만이네예"라는 말과 함께 손목을 가리켜 썰었다는 말을 한다. 현상수배 포스터 속 이름 또한 핸드 슬라이서 조(Hand Slicer Joe)다. 2편에선 해당 영화의 또 다른 대사를 패러디해 바 주인에게 "저기 나 몰디브 하나만 줘"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영화 '달콤한 인생'을 패러디해 김영철이 이병헌에게 한 대사이자, 인터넷 밈으로도 유명한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장면을 패러디했다.이병헌의 낮은 목소리와 특유의 진지함이 몰입도를 높이는 한편 장면 전환을 통해 재미 요소를 부각해 '솔플보다 트리플'이라는 카피를 전하며 3대 3 플레이가 기본인 브롤스타즈의 게임 특징을 녹여냈다. 해당 광고는 돌고래유괴단이 대행과 제작을 담당했다.네티즌들은 "6분여 광고를 스스로 찾아서 3탄까지 봐 버림", "유튜브 광고를 스킵 없이 본 경우는 내 생에 처음이고, 심지어는 직점 검색해서 전 시리즈 다 본 경우 역시 처음" 등 호평이 이어졌다. 짧은 캠페인을 묶어 공개한 1탄부터 3탄까지의 광고는 각 약 6분 정도 소요되는 긴 캠페인이지만 모두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 패러디 광고로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광고는 버커킹의 사딸라 캠페인이다.
올해 초 공개한 버거킹의 ‘사딸라’ 광고는 4900원에 판매되는 버거킹의 올데이킹 프로모션을 홍보하기 위해 배우 김영철이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분했던 김두한의 대사인 ‘사딸라’를 패러디했다.캠페인 영상은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역할로 분했던 배우 김영철이 버거킹 매장에 들어가 직원에게 '햄버거 세트'를 주문하며 시작한다. 직원이 가격 안내를 하는 순간 김영철이 "사딸라(4달러)"라고 말한다."사딸라"를 주창하는 김영철로 인해 직원은 4900원에 합의를 본다. 김영철은 "오케이, 땡큐"를 외치고 악수를 하며 협상이 마무리된다.
이는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미군과 협상하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 ‘김두한식 극딜협상’으로 이미 온라인에서 밈, 짤방 등으로 다채롭게 사용되던 '사딸라'는 버거킹의 올데이킹 광고를 통해 다시 한 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버거킹 광고는 제일기획에서 대행했다.
최근 버거킹은 사딸라 광고를 소비자들이 다시 패러디할 수 있도록 공모전을 개최했다. SNS 사용과 영상 제작 및 소비에 익숙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 그들을 패러디 소비자를 넘어 제작자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 또한 드라마 ‘태조 왕건'의 명대사를 활용해 뉴트로 패러디 광고 열풍에 합류했다.
여자 모델이 자신이 웜톤인지 쿨톤인지 고민을 하자, 김영철은 "누가 지금 톤궁예를 하였어? 톤궁예가 필요없는 베러 립스톡"이라고 말하며 뷰티유튜버처럼 손바닥에 립스틱을 대고 보여준다.
네티즌들은 "궁예씨 단 5분이라도 뷰티영상 올려주시면 하루에 1 버거킹과 1 에뛰드 구매하겠음", "초점 맞출려고 손 뒤로해주시는 천상 뷰티크리에이터 궁예씨" 등 재밌는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에서 현재까지 230만 조회수를 기록한 해당 캠페인은 BBDO코리아가 맡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개된 패러디 광고들의 특징은 뉴트로 트렌드가 여과 없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모두 방영된 지 10년도 넘은 드라마 속 명대사들을 차용해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비되는 패러디 광고의 주체적인 소비자는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후 세대인 Z세대"라며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패러디의 원작을 경험했던 세대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과거의 유산을 마주하면서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소비하고 확산한다.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Z세대는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쉽게 과거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이들에게는 과거의 산물들이 신선하고 재밌는 또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