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선박수주 점유율 44%… 7년 만에 1위 탈환침체 겪던 거제… 아파트 거래량 증가 등 상승 조짐 보여
  • ▲ 자료사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삼성중공업
    ▲ 자료사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삼성중공업

    한동안 침체됐던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 타이틀을 되찾으면서 올해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에서 우리나라는 약 44%의 점유율로 7년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중국이 한동안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왔으나, 결국 품질에 대한 의문점이 남았고 이에 높은 완성도로 전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의 조선 산업이 다시 각광받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의 조선 산업은 대표적인 고부가선이자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선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LNG선 전체 발주량 중 94%를 한국 조선업체에서 수주했으며 올해도 삼성중공업이 전체 16척 중 8척을 수주하는 등 활기가 돌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LNG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한국 조선업의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약 60척의 LNG선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를 비롯해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도 총 40여척의 LNG선 발주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LNG선 수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수 선박 제작에 필요한 도크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모잠비크 LNG선 15척 등 연내 투자심의(FID) 통과가 확정된 베이스 수요가 57척에 달하며 미국·카타르 등 80척 이상의 유력 건들도 순차적인 FID를 진행, 2020년에도 LNG운반선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 조선업을 기반 산업으로 삼고 있는 도시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남 거제시가 예전의 화려했던 모습을 되찾을 지 주목된다.

    거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굴지의 조선 기업들이 위치한 곳으로, 조선업 활황과 함께 오랫동안 화려한 시기를 보내왔다. 높은 임금을 받는 조선소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통 큰 소비가 이뤄졌다. 하지만 수년 전 조선업 불황으로 거제는 최근까지 심각한 침체를 겪었고 지역민들의 소비심리 역시 크게 위축됐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거제의 사방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 부활과 함께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동안 배가 없어 비어있던 고현항의 경우 최근 들어 많은 선박이 들어차기 시작했으며 앞서 퇴사한 과거 조선업 근로자들이 재입사 요청 제안을 받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거제 아파트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한 때 분기당 300건대에 머물던 거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661건까지 치솟았고, 올 1분기에도 575건을 기록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수년간 경기 침체로 집값이 거듭 하락해 저점을 찍은 상황에서 최근 들어 선박 수주가 활발해지자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제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선박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거제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도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며 "아직은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년 후에는 수주 효과로 인해 다시 한 번 화려한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