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조 조합원, 임단협 잠정합의안 관련 찬반투표 실시 11개월간 줄다리기, 62차례 부분파업으로 약 2800억원 손실부결 시 내년 출시되는 XM3 수출물량 확보 어려워질 수 있어
  • ▲ ⓒ르노삼성
    ▲ ⓒ르노삼성

    벼랑끝 위기에 몰린 르노삼성이 장기화된 노사간 줄다리기를 끝내고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내년 출시되는 XM3 수출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임단협 타결이 절실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진행되는 르노삼성 노조의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돼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측은 숨을 죽이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낙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르노삼성 노사는 2018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11개월만인 지난 16일 새벽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기본급 동결에 따른 보상금 100만원 지급 ▲중식 보조금 3만5000원 인상 ▲성과급 976만원과 생산성격려금(PI) 50% 지급 등이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됐던 전환배치와 인력충원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노사는 이번 협상에서 전환배치가 이뤄지는 과정을 담은 '프로세스' 문구 조항을 넣는데 합의했다. 또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 직업훈련생 60명 채용 등 인력 충원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외에 점심시간 연장과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10억원의 설비 투자 등에도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2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며, 밤 10시 이후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가결이 되면 11개월간 이어져온 2018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곧바로 2019 임협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만약 부결이 되면 르노삼성은 위탁생산 해왔던 닛산 로그 물량 약 10만대(연간)에 이어 내년 출시되는 XM3 인스파이어 수출 물량도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르노삼성은 내년 1분기 크로스오버 SUV XM3를 국내에 출시하고, 하반기부터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당초 올해 3월 수출 물량과 지역 등이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임단협 교섭이 길어지면서 아직까지 관련 계획이 확정되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임단협을 마무리 짓고 나면 르노 본사와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서 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임단협 타결이 중요하다.

    그동안 르노삼성은 노조가 지난해 10월부터 62차례 부분파업을 벌여 총 2800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판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내수 5174대, 수출 8519대 등 총 1만369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3% 감소한 수치다. 2월에도 1만1721대로 전년 대비 26.7% 감소했으며, 3월에도 1만3796대로 전년보다 49.0% 판매가 줄었다. 지난달에도 닛산 로그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1만3720대 판매에 그쳐, 전년보다 40.6%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당장 올해 로그 생산량이 10만대 수준에서 6만대 가량으로 급감하게 됐다. 9월 이후부터는 이 마저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 대신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9월부터 생산할 예정이지만, 물량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로그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사는 셧다운까지 할 정도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셧다운(가동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사측이 복리후생 차원에서 근로자에게 연차와 별도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적용한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일 밤 늦게쯤 노조 찬반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신중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단협이 타결되면 르노와 XM3 수출 물량 확보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