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원금 '321兆' 무더기 살포동남아·남미·동유럽·유라시아 싹쓸이저렴한 인건비, 月 120시간 초과근무 위협적해외운송용 선박까지 자체 확보… 수직계열화 구축무협 "韓 전기차 세금 공제 등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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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BYDⓒ로이터 연합
글로벌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차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지난해 글로벌 수출량은 전년 대비 무려 70%나 증가하면서 341억달러에 달했다.동남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멕시코, 헝가리,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중국시장에서 밀려 끝내 독일 본사 공장을 줄이기로 한 폭스바겐 사태가 한국 전기차업계에도 남일이 아닌 지경이 되고 있다.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K-전기차에 대한 세금 공제·폐지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한국무역협회는 9일 '중국 전기차 혁신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 브라질 멕시코,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아프리카 등 발길이 닿지않는 곳이 없다.우선 중국 전기차의 약진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기인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전기차 산업체 정책 지원금으로 2309억달러(약 321조원)을 쏟아부었다.중국 전기차 1위인 BYD의 경우 최소 34억유로(약 4조9800억원)을 받았다.여기에 저렴한 인건비를 토대로 '설비+노동자=로봇'이라는 생산방식을 결합해 다른 기업들이 수천만 위안의 거금을 들여 구축하는 설비를 10분의 1 수준인 수백만 위안으로 해결하면서 가성비 공세를 펼치고 있다.중국 자동차 공장 노동자의 초과근무 시간은 월 140시간으로 해외 기업 평균인 월 20시간의 7배에 달한다.자연스레 생산 원가는 해외 제조사에 비해 35% 가량이 낮고 반면 신차 개발주기는 20개월로 해외 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 보조금과 낮은 인건비 외 중국 업체들의 혁신도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무역협회는 "저가형 배터리로 평가절하되던 LFP 배터리가 기술혁신을 거듭하면서 중국 전기차 성장의 일등 공신이 됐다"며 "2022년 기준 글로벌 LFP 배터리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양산하고 있고, 이중 CATL과 BYD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했다.중국 전기차업체들은 또 일반적인 관행인 하도급 생산에서 벗어나,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식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BYD는 개발→생산→판매는 물론 해외운송용 선박까지 자체 건조했다. 자체적인 수직 통합 모델 구축으로 품질 향상과 더불어 물류비용까지 줄이는 경제적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무역협회는 이제 글로벌 완성차들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무역협회는 "해외 브랜드의 대중국 전력이 과거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판매증진에서 전기차 기술·노하우 습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무역협회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 허용 및 취득세 중과세 폐지 검토 등 전기차 분야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