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車 본토 점유율 70% 넘어가성비 자국차 선호中서 밀린 폭스바겐, 獨공장 폐쇄 혼다, 광저우-우한공장 폐쇄BMW-벤츠 판매 격감… 도요타 감원
  • ▲ 독일 폭스바겐 공장ⓒ연합뉴스
    ▲ 독일 폭스바겐 공장ⓒ연합뉴스
    중국이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의 '무덤'이 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으로 중국 진출에 앞장섰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독일 소재 공장의 폐쇄를 검토한다.

    업계는 중국 내 자동차 판매 부진이 최근 독일 폭스바겐의 수익 악화와 구조조정을 야기한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중국 내 판매량은 134만대로, 3년 전과 비교해 25% 이상 줄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브랜드였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그 타이틀을 중국 업체인 비야디(BYD)에 내줬다.

    가성비를 앞세우고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자국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 데다 현지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경향까지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국 업체들의 합계 점유율은 33%로, 2019년 65.9%와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른 독일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BMW그룹은 BMW와 미니(MINI)를 포함해 상반기 중국 인도량이 전년 대비 5.3% 감소한 36만3998대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0.10% 두 자릿수 감소한 35만705대를 판매했다.

    이런 판매 부진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도 악화했다.
  • ▲ BYD 비야디 컨퍼런스ⓒ한국자동차기자협회
    ▲ BYD 비야디 컨퍼런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일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혼다는 현재 7곳에 있는 중국내 공장 중 광둥성 광저우 공장을 10월에 폐쇄하고 후베이성 우한시의 공장도 11월부터 생산 중단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연간 149만대인 현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능력을 100만대로 줄인다.

    지난 2분기 도요타의 중국 합작 투자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급감했다. 지난해엔 중국 사업장 근무 인력 1000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중국 합작사도 올해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메리 바라 GM CEO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중국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외에 신흥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한숨을 덜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 글로벌 소매 판매에서 중국 비중은 약 4%다. 현대차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한 데 이어 인도,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 신시장을 발굴하며 중국의 빈자리를 채운 게 결과적으로는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게 됐다.

    미국 전기차 선두 기업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 영업인력을 줄였다. 다만 최근 8월 실적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확대로 호조세를 보였다.

    UBS는 2030년까지 중국 업체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약 3분의 1에 도달하고, 그에 따라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내연차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중국에서 전동화 전환 지연, 판매량 감소를 보이고 있다"며 "전동화 추세에 올라탄 중국 기업의 진격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의 하락 추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