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취임 후 첫 철강사랑 마라톤에 불참2015년 권오준 전 회장이 사상 최초로 5km 완주한 것과 대비행사규모 날로 축소…산업계 유일무이, 업계 CEO 동참으로 살려내야 해
  • ▲ 한국철강협회는 5월 18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경정공원에서 철강업계 임직원 및 철강가족 등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철강인의 화합 및 친환경성을 홍보하기 위해 2019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한국철강협회
    ▲ 한국철강협회는 5월 18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경정공원에서 철강업계 임직원 및 철강가족 등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철강인의 화합 및 친환경성을 홍보하기 위해 2019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한국철강협회

    2015년 5월 9일 미사리 조정경기장. 그해 철강사랑마라톤대회는 여느 해보다 특별했다.

    5km 출발대에 선 눈에 띄는 한 사람 때문이었다. 당시 포스코 회장이자 철강협회장이었던 권오준 회장이다. 몸 푸는 모습부터 심상치 않았다. 예감은 들어맞았다. 그는 그렇게 완주했다. 사상 최초였다. 지금까지 전무후무하다.

    권 전 회장은 완주 후 "국내 철강업계 축제인 철강사랑마라톤에 참가해 짧은 거리지만 완주하게 돼 영광이다"며 "오늘 내딛은 발걸음처럼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묵묵히 경제발전에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포스코는 부침을 겪고 있었다. 2015년 영업이익은 2조41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5조5426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권 전 회장은 완주하며 업계 사람들과 땀을 흘렸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시험했을지 모른다. 포스코를 살려내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말이다.

    최근 몇 년간 철강업계는 참 많이 힘들었다. 그때마다 마라톤대회에선 '할 수 있다' 내지는 '극복하자'란 구호로 다시금 전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 취지로 만들어진 게 철강사랑마라톤대회다.

    산업계에서 유일무이하다. 실제 취재를 가보면 축제의 장이다. 그날만큼은 모두들 웃고 즐긴다. CEO들도 함께하니 행사의 의미는 두배 더 깊어진다. 

    포스코 형편이 나아져서일까. 2년 연속 포스코 회장이 마라톤대회에 불참했다. 지난해는 권오준 전 회장이 사임을 밝힌 상태라 그나마 이해가 간다.

    취임 후 본 행사를 처음 맞는 최정우 회장도 올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혹은 일적으로 중요한 일정이 있을 수 있다. 포스코는 회장의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포스코 회장은 대한민국 철강업계를 이끌어 가는 철강협회장이다. 

    그가 불참하자 다른 철강사 CEO들도 줄줄이 이탈했다. 빅3 중 CEO가 참석한 곳은 동국제강이 유일하다. 현대제철은 대표이사인 안동일 사장이 참석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철강사랑마라톤대회는 그렇게 쪼그라들고 있다. 정부의 외면도 한 몫 거든다. 오염물질 배출로 지적받자 올해 정부 참여인사는 철강화학과장 한명에 그쳤다. 

    한때 정부 고위직 인사도 참석했던 행사다. 취재 열기도 대단했다. 일간지부터 경제지까지 수십명의 기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정부와 CEO들이 외면하자 자연스레 행사규모도 축소되는 분위기다. 

    이대로는 안된다. 수년 내 행사가 없어질 수 있단 우려감이 든다. 이를 지켜내는게 철강협회장의 역할이다. 철강업을 외면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도 필수다.

    최정우 회장에게 있어 마라톤대회는 연중 많은 행사 중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본 행사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보면 그 어느 행사보다 중요한 행사란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철강인들의 피와 땀, 열정이 그곳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기자가 수년간 취재다니면서 본 모습은 그랬다.

    2019년 철강업계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한다. 올해가 지나 내년이 되면 포스코가 어떤 성적표를 받게될 지 모른다. 포스코 회장이 또 다시 과거의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마라톤 출발대에서 의지를 다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