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원장 주재 '시장상황 점검회의' 개최"환율 변동 손실 우려, 국내 환류 유도해야"
  • ▲ 이찬진 금감원장ⓒ연합
    ▲ 이찬진 금감원장ⓒ연합
    금융감독원이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회사 경영진을 직접 불러 외화 관련 상품의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해외 주식이나 외화 예금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와 국내 자본시장 환류를 명분으로 업계에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경고로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수수료 이벤트 등을 일제히 중단한 상황이어서 실효성 없는 희생양 찾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지시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해외 투자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원장은 "최근 해외 주식 투자는 물론 외화 예금·보험 등 외화 금융상품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사 경영진과의 면담 등을 통해 과도한 마케팅과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환율 급등기에 금융사들이 수익성만을 좇아 외화 상품 가입을 부추기는 영업 행태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 위한 유인책도 병행한다. 금감원은 현재 출시 준비 중인 RIA(독립투자자문업) 및 개인투자자용 환헤지 상품이 최대한 신속히 상품화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력해 업계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4월로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외환시장 상황을 살피는 한편, 해외 상품과 관련된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관계 당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원 오른 1473.7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1483.6원) 이후 최고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8.5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초반부터 1470원대로 올라섰다. 장중 고가는 1474.9원이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그린란드 매입 문제, 이란의 반정부 시위 등 지정학적 불안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