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매출 4570억원으로 0.7% 소폭 감소영업이익 70억원으로 흑자전환비효율 브랜드 철수 등 내실다지기 전략 주효
  • ▲ 준지 첫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 
ⓒ삼성물산 패션부문
    ▲ 준지 첫 플래그십 스토어 도산 ⓒ삼성물산 패션부문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부사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올해 1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비효율 브랜드 철수와 유통채널 재정비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힘써온 결과로 풀이된다. 수년간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올해 '패션명가' 재건에 성공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70억원, 70억원이다. 매출은 0.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기온 상승 여파 등으로 매출은 소폭 하락했지만 빈폴 30주년 캠페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운영 효율화, 해외상품 판매 호조 등으로 이익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선택과 집중' 전략 강화로 그동안 비효율 브랜드에 대한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올해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접는다. 빨질레리의 41개 백화점, 가두점을 올해 상반기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을 예정이다. 올초 캐주얼 브랜드 노나곤도 철수했다. YG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서 설립한 네추럴나인이 2014년 선보인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다. 

    앞서 2016년 남성복 엠비오와 핸드백 라베노바 브랜드 운영을 중단했다. 또 빈폴키즈의 백화점 매장을 철수,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바꿨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운영하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매장 문을 닫았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에는 두 곳이었던 남성복사업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조직을 축소했다. 상품총괄 자리도 없애고 임원 수도 줄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 같은 행보는 수 년간 실적 부진과 맞닿아 있다. 이서현 전 사장은 내년까지 연매출 10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외형이나 수익성이 정체됐다. 패션업계 1위의 자존심에 금이 가기도 했다.

    2015년 1조7382억원, 2016년 1조8430억원, 2017년 1조7495억원, 지난해 1조759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89억원에서 2016년 452억원까지 영업적자가 확대됐지만 2017년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326억원, 지난해 250억의 이익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에는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전략을 세웠다. 패션시장에서 침체기를 벗고 명가재건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해 준지·구호 등 글로벌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한다. 준지는 올해 '19년 FW 파리 컬렉션'에 참가한데 이어  미국 아시안 아트 뮤지엄 갈라에 아시아 대표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온라인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섰다.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를 낮추고 효율성이 높은 자체 온라인 패션몰을 강화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전용상품 강화로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인 SSF샵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 

    빈폴키즈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 데 이어 밀레니얼 여성 고객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컨템포러리 브랜드 오이아우어를 론칭한 것도 그 일환이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올해 패션뿐 아니라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등 사업 확대는 물론, 온라인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