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이익 210억…전년 동기대비 228% 급등SK그룹 계열사 회사채 물량 잇따라 주관 성공대주주변경 우려 딛고 주관사 역량 본격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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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이 1분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SK그룹에서 분리되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SK그룹을 떠난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억원 대비 228% 증가했다.

    전분기 31억원과 비교하면 577% 급등했다.

    SK증권의 실적 개선은 IB 부문이 이끌었고, 특히 SK그룹 계열사로부터 물량을 대거 받기 시작하면서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SK증권은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늘리면서 DCM(부채자본시장) 부문에서 활약 중이다.

    SK네트웍스를 비롯해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잇달아 담당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98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발행에 공동주관사 타이틀을 따내며 실적은 물론 리그테이블 순위 역시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SK증권은 DCM 부문의 강자로 거론돼 왔지만 SK그룹 딜을 수임하지 못하며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

    반면 지난해 J&W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주관경쟁에 뛰어들며 SK발 물량을 잇따라 소화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SK하이닉스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큰 규모의 회사채 발행이 전망되고 있고, 하반기 딜 역시 SK증권이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SK증권 입장에서는 SK그룹의 품을 떠난 것이 큰 기회가 됐다.

    SK그룹은 지난해 7월 J&W파트너스에게 SK증권을 매각했다.

    이로 인해 SK증권은 SK그룹 이탈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그룹과 증권사가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회가 됐다.

    지난해 까지 SK그룹에 속해 있을 당시에는 당국의 규제로 채권 인수만 가능했고 대표주관은 못했지만 대주주가 변경된 만큼 SK그룹 계열사 딜을 대표주관할 수 있게 됐다.

    사명 역시 그대로 SK증권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SK그룹 계열사 딜 주관이 자연스러워 졌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같은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대주주 변경으로 하락했던 회사 신용등급 역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지난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변경되는 SK증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SK그룹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사라졌고, 사업관계 약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년째 이어졌던 수익성 하락과 주가 부진도 신평사들의 평가절하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면 SK증권은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그동안 SK그룹의 울타리 안의 증권사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대주주 변경 직후 부터 대표주관사로서의 실력을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SK그룹 계열사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현재 이슈인 지배구조 개선이나 대규모투자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곳이 SK증권인 만큼 최적화된 IB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수요예측에 나서며 주관사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