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전 효과, 1분기 H&A 국내 매출 19% 성장건조기, 스타일러 등 주요 제품 가동률 100% 돌파북미·유럽 등 해외 확장 박차… 'LG 시그니처' 중동·아프리카 공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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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가전사업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초부터 에어컨과 냉장고 등 주요 제품들의 가동률이 100%를 초과하고 있는 가운데 내수 판매의 가장 큰 유통망인 LG베스트샵의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국내 가전시장 점유율을 공고하게 다진 상황에서 해외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H&A사업의 올 1분기 국내 매출은 1조9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200억원보다 19.4%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해외 매출은 5.7% 성장하는데 그쳤다.이에 H&A사업의 총 매출은 4조8607억원에서 5조3583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이 중 국내 시장이 63%를 견인한 셈이다. LG전자의 전체 사업 가운데 이 기간 매출이 증가한 부문은 H&A를 비롯해 VS가 유이하다. 전장사업인 VS 부문은 60.4% 증가한 1조3467억원을 기록했다.주요 가전제품의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에어컨의 경우 올 1분기에만 275만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7% 많은 물량이다. 경남 창원사업장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은 2월부터 풀가동 중이다. 세탁기도 20.3% 증가한 348만대를 찍어냈다.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H&A 부문 외 TV, 스마트폰 등도 평균가동률 100% 이상을 넘기면서 연초부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평균가동률 100%를 넘긴 제품은 에어컨 뿐이었다.여기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 여파에 따른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건조기 등 환경 관련 신가전들도 LG전자 가전사업 호황에 보탬이 됐다.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와 실내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로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와 같은 '뉴라이프 제품군'이 봄철 가전에서 사계절 필수가전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LG전자의 중장기적 성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LG전자 측은 앞서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스타일러와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제품군의 전체 매출 성장세가 전체 가전 중에서도 두드러졌다"며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가전 매출 중 신가전 비중이 5% 수준이었지만 현재 15%가량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가전사업 호황에 따라 LG전자 내수 매출의 가장 큰 유통망인 LG베스트샵 또한 미소를 띄게 됐다. LG베스트샵을 운영하는 하이프라자의 올 1분기 매출은 7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6034억원 대비 27.9% 증가한 만큼 올해도 연간 최대 실적 갱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순이익도 5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하이프라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2조6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판매(삼성디지털프라자)를 15년 만에 제쳤다.LG전자는 내수 점유율을 공고히 다지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LG전자 관계자는 "국내 가전 시장은 최근 공기청정기·건조기·정수기 등의 환경 가전이 지속 성장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시장 환경의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며 "해외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제 악재로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기술혁신과 지역특화 전략을 비롯해 아시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의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최근 세계 각국의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 및 확대는 시장 변화에 따른 가전 수요 증대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실제 LG전자는 해외 가전의 최대 시장인 북미 공략을 위해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건축 다이제스트 디자인 쇼(Architectural Digest Design Show)'에 참가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군을 공개했다. 1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 해외 첫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인 '익스피리언스&디자인센터'를 오픈하는 등 미국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지은 세탁기 생산공장도 지난해 말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고효율·고성능을 선호하는 유럽에서는 '센텀시스템(Centum System)'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센텀시스템은 LG전자가 유럽에 선보인 고효율·고성능 가전 브랜드로, 핵심부품의 내구성과 에너지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효율과 내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유럽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또 초(超)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 확대를 위해 지난달 중동과 아프리카의 주요 거래처와 미디어 관계자 200여명을 국내로 초청해 'LG 이노페스트'를 열기도 했다. 이재성 LG전자 중동·아프리카지역대표(전무)는 "고객 중심의 현지 맞춤형 솔루션을 적용해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공하고 있다"며 "꾸준한 성장과 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감동을 주는 고객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가전업계 내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계절 변화에 따라 공기청정기·건조기 등 생활 가전이 판매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확대할 경우 계절성 완화에 따른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