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무상수리 이어 개선 모델 생산 결정삼성전자, '안전 건조' 앞세워 거센 반격 나서건조기 넘어 의류청정기 등 신 가전 경쟁 '맞불'
  • ▲ LG전자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좌)와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16kg(우) 제품 이미지 ⓒ각 사 제공
    ▲ LG전자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좌)와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16kg(우) 제품 이미지 ⓒ각 사 제공
    LG전자가 건조기의 콘덴서 먼지 축적 문제로 해당 제품 무상수리에 이어 개선 모델 생산에 나서며 의류관리기 시장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안전 건조'라는 이미지로 건조기 마케팅 강화에 나선 한편 뒤늦게 출시한 의류청정기 라인업을 보강해 본격 판매에 나서는 등 역공을 시작했다. 오는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9'에서도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일부터 콘덴서 내 먼지 축적 이슈로 무상수리를 진행하는 건조기의 개선된 모델을 새롭게 생산한다. 개선 모델은 앞서 문제가 됐던 콘덴서 외에도 소비자의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했다. 신 모델은 2일부터 주문 가능하다.

    우선 LG전자는 개선 모델에서 옷감에서 빠져 나온 먼지를 걸러내는 필터를 개선했다. 새 필터는 2개의 먼지필터를 거치지 않고 제품 내부로 들어가는 먼지를 줄여준다. 이를 통해 콘덴서의 자동세척 기능이 더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해준다.

    자동세척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건조할 때 콘덴서에 응축수(물)를 분사하는 시간이 기존보다 늘었고 소량 건조로 응축수가 적게 생겨도 콘덴서를 바로 세척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콘덴서를 추가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코스도 추가됐다. 기본적으로는 자동세척을 지원하지만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콘덴서를 추가로 세척할 수 있게 '콘덴서 케어 코스', '통살균 코스' 등이 새로 적용됐다.

    건조기 아래쪽에 남아있게 되는 잔수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품 바닥 부분(베이스)을 교체하는 결정도 내려 눈길을 끌었다. 응축방식의 건조기 가운데 잔수를 빼낼 수 있는 제품은 이번에 개선된 모델이 처음이다.

    잔존수까지 빼낼 수 있도록 하는 초강수 카드는 경쟁업체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수는 응축방식 건조기의 공통된 속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LG전자가 객관적인 사태 파악과 함께 무상수리와 개선 모델 출시까지 발빠르게 움직인데는 국내 건조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에게 건조기는 기존 백색 가전의 아성을 이을 신가전 3종 중 하나로 미래 가전사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하고 있는 품목이다. 건조기는 지난해 150만 대 규모에서 올해 200만 대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LG전자가 때아닌 콘덴서 먼지 이슈로 복잡했던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건조기업체들은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LG전자가 세탁기와 함께 건조기 판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콘덴서 먼지 이슈로 LG전자가 주춤한 틈을 파고 들어 점유율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를 여기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안전 건조'라는 표현으로 삼성 건조기만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건조기가 가정에서 또 하나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불 건조 등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용량' 니즈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14킬로그램(kg)과 16kg 제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여기에 LG전자가 콘덴서 먼지 이슈로 한창이던 장마철 삼성전자가 건조기 시장에서 역전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건조기 판매량은 올 1월 대비 약 3배 가까이 늘면서 가전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철에도 판매 호조를 이었다. 공식적인 판매량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종합 가전 유통업체들 사이에선 삼성전자 건조기 판매량이 LG전자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

    건조기 판매 호조에 삼성전자는 LG전자 대비 몇 년이나 뒤늦게 출시해 시장 점유율이 저조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판매에도 힘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대용량 가전이 대세인 상황에 맞춰 대용량 에어드레서 신모델을 출시하며 의류건조기에 이어 의류청정기 분야에서도 LG전자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LG전자의 '스타일러',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와 같은 의류청정기 분야는 지난해 30만 대 규모에서 올해 45만 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건조기와 함께 가전시장을 이끌 새로운 주역으로 꼽힌다.

    오는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9'에서도 삼성과 LG를 비롯한 전 세계 가전업체들이 건조기와 같은 의류관리기 시장을 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대용량 의류관리기로 미래 가전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