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유해물질 등 의혹 잇따르며 평행선의견대립 6개월 지속 불구 용인시 '나몰라라'파주, 안양, 부산 등 타 자체 유치 문의 등 지자체 간 갈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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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시 내 데이터센터 건립을 놓고, 네이버와 주변 아파트 주민들(주민대책위원회. 이하 대책위)과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책위는 주민들이 전자파에 노출되고 디젤발전기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폐암을 유발하는 등 데이터센터가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다.

    네이버 측은 대책위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전파공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일상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극저주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자파 국제권고 기준은 2000mG(밀리가우스)다. 우리 정부는 이보다 엄격한 833mG를 적용하고 있다.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과 주변 전자파는 일반 가정집보다 낮은 1mG 이하라는 설명이다. 냉각수도 수돗물이 증발돼 수증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인근 대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의견대립이 반 년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용인시가 나몰라라 태도로 일관하며, 관련 사안을 방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양측 대표단을 불러모아 절충안을 모색한다던지 혹은 한쪽에 대한 설득 작업에 돌입한던지 등등 해결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며 관련 사안이 끝없는 평행선으로 치닫으며 불신만 조장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용인시가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립에 소극적인 이유가 정치적 논리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백군기 용인시장이 전임 시장의 치적 사업으로 꼽히는 네이버 데이터센터 건립을 암묵적으로 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전임시장의 또 다른 치적 사업인 아모레퍼시픽 산단 조성을 철수시키고 백 시장이 추진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 유치사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책위와 용인시와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을 막고 싶은 용인시가 대책위 일부 인원들에게 '반대를 위한 반대' 움직임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해당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산단) 지정을 위한 물량심사 신청을 진행했다. 네이버 측은 "물량신청을 한 이유는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올바른 정도를 걷고자 하는 방향"이라며 "공정한 산업단지 심사가 진행되면 유해물질이 없다는 것이 자연스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는 해당 물량심사에 대한 행정 업무에 속도를 내야 한다. 심사 이후 유해물질 배출 여부가 공적으로 밝혀진다면 더 이상의 혼란은 명분이 없다. 

    아울러 물량심사 결과 이후 대책위 일부의 반대 강성 여론이 더욱 커져 용인시가 감당하기 힘들고 세간에 일고 있는 정치적 논리 의혹이 사실이라면, 시는 데이터센터 건립 포기 역시 빠른 시일내 결정해야 한다.

    AWS, MS, IBM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등 이미 해당 시장을 내준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빠른 센터 건립이 절실하다. 네이버가 다른지역에 센터를 건립할 수 있는 기회를 서둘러 열어줘야 하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건립이 지지부진하자 경기 파주와 안양, 부산 등 다른 지자체에서 네이버에 유치 문의를 해 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등 지자체간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식당 등 주변 상권시설이 늘어나는 것 보다 인력허브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와 파급효과로 인한 IT회사가 증가하는 게 지역경제에 훨씬 더 활력을 준다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CBRE의 설명도 귀길울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요충지인 북버지니아의 가치가 과거 보다 월등히 높아진 바 있다. 특히 디트로이트 같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 위주의 도시가 황폐화된 점 등 산업적인 시각에서도 잘 판단해야 한다.

    현재 네이버측은 데이터센터 건립이 지역주민들과 시 관계자들에게 상처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 설립 유무 보다는 일부 대책위 주민들의 오해하는 부분을 풀어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다수의 주민들이 올바른 사실관계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용인시의 어정쩡한 태도가 4차산업혁명의 근간인 데이터 활성화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할 수 있다. 시의 명확한 태도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