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 6월호 발간…"수출·투자 부진한 흐름 지속"'부진' 단어 석 달 연속 사용…우리 경제 하방리스크 확대 시인반도체가 이끌던 수출, 가격 조정·세계 경제 둔화에 9.4% 감소
  • ▲ 정부가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에 대해
    ▲ 정부가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사진은 최강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해 12월 27일 항공 화물 적재로 분주한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화물터미널의 모습 ⓒ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정부는 그린북 4월호와 5월호에 이어 '부진'이라는 단어를 석 달 연속 사용하면서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경기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들)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 따르면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은 완만히 증가했으나 중국 등 세계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부진' 표현이 4월에 등장한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었다. 보통 기업들의 투자나 자금 집행이 1, 2분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했을때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 4~5월호에서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언급했지만 이달에는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이라고 밝혀 다소 뉘앙스가 달라졌다.

    반도체가 이끌던 수출은 고객사들의 반도체 가격 조정과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5월 중 9.4% 감소했다. 작년 12월 이후 수출이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소비 동향도 5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0.4% 줄었다. 할인점(-1.0%) 매출액도 감소했다. 반면 백화점 매출액(2.3%), 온라인 매출액(14.5%), 국내 카드승인액(7.6%)이 늘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도 40.6% 증가했다.

    5월 소비자심리를 보면 소비자동향지수(CSI)가 97.9로 전월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심리를 나타내는 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76으로 1포인트 상승했으며, 6월 전망은 75로 2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4월 경기동행지수와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 ▲ 정부의 그린북 6월호에서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 정부의 그린북 6월호에서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은 완만히 증가했으나 중국 등 세계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5월 고용은 제조업 감소에도 서비스업 증가세가 커지면서 1년 전보다 25만9천명 늘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유일하게 생산분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월과 비교했을 때 3월과 4월 생산은 광공업(2.1→1.6%), 서비스업(0.5→0.3%) 등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4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증가했다.

    4월 소매판매(-1.2%)와 건설투자(-2.8%)가 감소 전환하고, 설비투자(4.6%)는 3월에 이어 증가했다.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금융시장은 5월 중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였다. 환율은 원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주가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하고 있다.

    5월 주택시장은 전월과 비교해서 주택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각각 0.16%, 0.22% 내렸다. 주택 거래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