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9' 국내 출시화웨이 등 외산 브랜드 국내 미출시 속 행보 '눈길'5G 상용화 속 삼성·LG와 경쟁… 이통사 채널 부재도 '불안'
  • ▲ 14일 진행된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샤오미 'Mi 9' 출시 간담회. ⓒ이성진 기자
    ▲ 14일 진행된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샤오미 'Mi 9' 출시 간담회. ⓒ이성진 기자
    "샤오미는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 중저가에 속하는 모델만 선보였습니다. 따라서 아직 샤오미에 플래그십 모델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소비자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미9(Mi9)'은 지구상에서 출시된 LTE 스마트폰 중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미9을 시작으로 한국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메기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

    플래그십 모델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을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공략했던 샤오미가 이번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등 이미 플래그십 모델들의 입지가 공고하게 다져진 상황에서 최근 5G 상용화까지 이뤄진 만큼 흥행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14일 샤오미는 국내 총판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9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국내에 처음으로 정식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이날부터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사전예약이 진행되며 오는 24일 정식 발매된다.

    6GB 램과 64GB·128GB 저장소를 갖춘 모델로 출시되며 색상은 ▲피아노 블랙 ▲오셔 블루 ▲라벤더 퍼플 등 3가지로 발매된다. 20W 무선충전기가 포함된 출고가는 64GB 59만9000원, 128GB 64만9000원이다.

    미9은 7나노 공정을 적용해 최대 2.84㎓ 클럭으로, 퀄컴 스냅드래곤 855의 성능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스냅드래곤 855를 구성하는 8코어의 크라이오(Kryo™) 485 CPU는 성능과 전력 효율성의 균형을 이뤘으며 단일 코어의 성능은 이전 세대에 비해 45% 증가했다. 아드레노(Adreno™) 640 GPU 역시 이전 세대에 비해 20% 향상됐다.

    무엇보다 샤오미 제품 중 최초로 AI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소니의 IMX586 센서, 6.39인치 삼성 AMOLED 닷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등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모습들을 보였다.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 "지구상에서 출시된 LTE 중 최고의 스마트폰이며 성능 대비 가장 착한 가격"이라고 자부했다. 
  • ▲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Mi 9'. ⓒ이성진 기자
    ▲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Mi 9'. ⓒ이성진 기자
    샤오미는 앞서 홍미노트5, 홍미노트7 등 20만원대 중저가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했지만, 프리미엄 모델을 선호하는 시장 특성을 고려해 이처럼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도매 평균판매단가(ASP)는 529달러로, 650달러를 기록한 일본에 이어 2년 연속 2위 자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의 프리미엄 제품군이 흥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점유율 1위 삼성전자와 애플 등의 플래그십 모델이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IHS마킷 조사 결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2016년 5%에서 지난해 1%로, 2년새 하락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애플, LG전자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소니가 올해 MWC에서 공개한 '엑스페리아 1'을 국내에서 출시하지 않기로 했고, 화웨이도 이동통신사와 'P20' 국내 출시를 논의했으나 최근 미국의 제재 상황 때문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지는 등 애플을 제외한 외국 기업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샤오미의 가장 큰 장점이던 '저렴한 가격'도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다소 퇴색된 만큼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 5G가 빠르게 상용화된 점도 미9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국내 5G 가입자는 두 달여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LG전자도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 지원을 늘린 영향으로 'V50 씽큐(ThinQ)'가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대를 넘어서는 등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전작인 'V40 씽큐'보다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또 미9이 국내 스마트폰 유통 채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통사에서 판매되지 않고 롯데하이마트에서만 취급한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모비코리아 측은 "앞서 출시한 홍미노트7과 이번 모델의 경우 이통사에서 아직 출시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출시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며 현재 망 테스트 등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버지니아 쉬 샤오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자사만의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효율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며 "앞서 한국에 출시한 홍미노트7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만큼 미9도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샤오미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버지니아 쉬 매니저는 "샤오미는 중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문제없이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