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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서비스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률을 눌렀고 국내소비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들어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상승률은 2월 0.5%, 3월 0.4%, 4월 0.6%에 이어 5월 0.7%를 나타냈다. 이런 연속 0%대 기록은 2015년 2월∼11월(10개월) 이후 최장이다.
원인은 내수침체로 국내 소비 부진과 서비스 부문의 물가 하락이 물가를 억누른 원인으로 꼽혔다.
공공서비스가 0.2% 내렸고 전·월세 등 집세도 0.1% 떨어졌다. 택시비가 올랐는데 다른 부문에서 대체로 내렸다. 학교급식비는 고교 무상급식 시행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41.4% 내렸다.
공업제품은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석유류는 3.2% 하락하면서 전체물가를 0.14% 끌어내렸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 6월보다 1.3% 상승해 전체물가를 0.05%포인트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물가는 1.0% 상승해 전체물가를 0.55%포인트 올렸다.
경제계에서는 올해 들어 0%대 물가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디플레이션(물가는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6일 ‘준(準) 디플레이션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현 상황을 준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진단하고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부진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성장세가 훼손되고 물가 하락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금리인하는 물론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감세정책 시행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김윤성 통계청 경제통계국 물가동향과장은 “국내 소비가 부진하면서 일부 공급 과잉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에 고교 납입금 일무 무상화 등 영향으로 서비스 부문 물가가 낮은 상승률을 보이며 전체적으로도 0%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