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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이 올 상반기 정기 신용평가에서 등급 상향이 가장 많이 이뤄진 업종으로 꼽혔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것과 다른 분위기다. 다만 하반기에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악재로 인해 실적악화에 따른 신용도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대림산업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을 부여했다. 직전 A+(긍정적)에서 한 계단 상승한 것은 물론 A급으로 내려선지 5년만에 AA급으로 복귀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토목, 플랜트 부문에서 선제적으로 원가율을 조정한 덕에 흑자전환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술평가의 신용등급은 여전히 A+(긍정적)에 머무르고 있다.
롯데건설 역시 A0(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됐다. 주택부문에서 매출 성장을 이뤘고 미리 분양물량도 확보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0(안정적)로 상향했다. 국내 주택사업의 안정성과 해외 플랜트 사업의 손실환입으로 인한 영업현금창출력의 개선을 높이 평가했다.
태영건설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한 단계 오른 A0(안정적)을 부여받았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도 등급 변동은 없었지만 긍정적 아웃룩을 바꿔 달며 상향 가능성이 커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은 2014년과 2015년 등급강등이 가장 많이 이뤄지 업종이었다"며 "주택부분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재무개선을 이루면서 신용도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국내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해외 수주마저 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적인 규제를 내놓고 있어 건설경기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이 예정된 단지는 58개 단지, 4만8240가구에 달했지만 이중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9개 단지, 2만741가구에 그쳤다.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 역시 지난해보다 32%가량 줄어든 119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주 규모다.
문제는 하반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에만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에도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해외 수주 부진에 이어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업체의 하반기 분양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며 "실적 둔화 압력이 커지면서 하반기 건설업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