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실내, 탁월한 서스펜션, 편안한 승차감 고속에서 흔들림 없는 안정감… 가속능력도 탁월5천만원대, 다양한 기능 탑재… '세단+SUV' 장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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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차량을 구매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차급은 세단 아니면 SUV다. 최근엔 캠핑족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SUV에 대한 선호도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이 외에 해치백, 왜건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인기가 없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한국은 해치백·왜건의 무덤'이란 표현은 두 차급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외면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왜건이 국내에서 먹혀들기 어려운 차급임을 인지하고도, 여전히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시장 확대에 노력하는 수입차가 있다. V60, V90 크로스컨트리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볼보가 그 대표적 브랜드다.

    이러한 의지 밑바탕에는 볼보가 지금껏 선보인 왜건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오로지 품질로만 왜건의 편견을 깨부수겠단 볼보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볼보가 지난 3월 출시한 V60 크로스컨트리는 왜건의 성공 척도를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도로에 맞게 조율된 서스펜션은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그 어느 세단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시승을 해본 모든 이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V60 크로스컨트리. 최근 이 모델을 서울 양평동에서 인천 강화도까지 왕복 140km를 직접 몰아보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승차량은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T5 AWD PRO 모델이다.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과 어우러져,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0.1km이며, 판매가격은 5890만원이다.

    V60 첫 인상은 세단과 SUV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전면부의 낮고 길게 뻗은 후드는 전형적인 세단 디자인이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와 아이언 마크가 삽입된 크로스컨트리 메시 그릴은 세련된 인상을 더해준다.

    후면부로 갈수록 SUV 색채가 묻어난다. 뒷바퀴가 시작하는 부분에서부터 툭 튀어나온 후면부는 왜건 고유의 디자인이 녹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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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를 들여다 보니 크로스컨트리만의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센터에 커다랗게 자리한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는 테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해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하단에 위치한 기어봉은 한손으로 가볍게 움켜쥐기에 충분한 크기다. 그 아래로는 운전 중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주행모드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오토홀드 기능도 탑재돼 있어, 정차 시 무리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있을 필요가 없다.

    뒤좌석에는 유아를 동반한 가장이라면 한번쯤은 살펴보는 ISOFIX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있다. ISOFIX형 카시트를 탈부착할땐 뒷좌석 아래의 덮개만 빼면 바로 연결시킬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시동장치가 버튼식이 아닌 다이얼식이란 점이 독특하다. 엔진음이 거의 없어 시동이 걸린 상태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잔잔한 떨림만이 지금 주행준비를 마쳤다고 알려준다.

    가속페달을 밟자 덩치에 맞지 않게 툭 튀어나간다. 가속페달에 슬쩍 발을 올렸을 뿐인데도 바퀴에 전해지는 힘은 즉각적이다.

    고속구간에서 속도를 끌려올려봤다. 소음 유입이 적어, 실내는 더없이 조용하다. 여기에 국내 도로환경에 최적화된 서스펜션은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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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모드를 에코, 컴포트, 인디비쥬얼, 다이내믹으로 세분화하며 주행묘미도 살렸다. 특히 다이내믹모드에서 주행 시 느껴지는 가속감은 한여름 더위를 씻어낼 만큼 시원하다.

    고속에서의 흔들림없는 탄탄한 안정감은 크로스컨트리에 대한 편견을 깨부수기 충분하다. 왜건임에도 출시 이후 국내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그대로 알 수 있는 순간이다.

    속도유지구간에선 반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했다. 스티어링휠 왼쪽 키패드의 속도계 표시를 누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된다.

    그 오른쪽 버튼은 스티어링휠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원한다. 차량 스스로 차선을 인식하며 위치를 정 중앙에 놓은 채 달린다. 부드럽게 제동하며 앞차와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한다.

    손을 뗀 채 주행해도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율주행은 탁월하다. 일부 수입차에선 느껴볼 수 없는 안정감이 전해진다.

    주차 시 전후측방을 지원하는 카메라는 운전자의 불안감을 덜어준다. 주변의 장애물이나 주위 도로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특히 유용하다.

    4등급의 연비는 다소 아쉽다. 주행 후 확인해 본 연비는 리터당 9km가 안되는 수준이었다. 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을 내내 틀면서 주행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V60 크로스컨트리는 왜건이라는 불리한 차급에도 그 모든 것을 다 극복해낼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가진 차량임을 알 수 있었다.

    5000만원대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편의사양과 주행성능, 승차감까지 완벽한 3박자를 갖춘 V60 크로스컨트리.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본 모델이 향후 국내에서 어떠한 성적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