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여름휴가 마치고 업무 복귀… 노조 본격 투쟁 예고노조 파업권 획득… 임금인상·처우개선 요구한일갈등 고조에 수주 부진까지… 파업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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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업계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영업재개에 들어가는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관련 파업 돌입 여부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파업권을 획득했지만, 수주 부진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등으로 인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모른척할 수 없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날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임단협도 곧 재개될 전망이다. 양사 노조 모두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파업권을 획득한 만큼, 업무 복귀를 시작으로 본격 투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앞서 지난달 15∼17일 전체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재적 대비 59.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후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건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이다.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이날 이후 파업 돌입 여부와 관련 일정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 분위기상 바로 파업 일정을 잡기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공유하는 수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쟁의권을 얻었다. 지난달 조합원으로부터 91.97%의 찬성을 받아 파업을 가결했으며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을 획득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과 정년 연장, 사내 하청직원 처우개선 등 통상적인 요구 외에 회사 매각철회도 사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는 것과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대내외적으로 조선업계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조가 매년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파업을 또 다시 벌이는 것은 회사 경영난을 외면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과의 갈등이 변수로 등장한 긴박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투쟁은 불필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과 일감 확보 등이 더 급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상반기 조선3사의 실적은 부진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연간 목표대비 수주량은 각각 20%, 33%, 43% 수준으로 모두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업계에선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이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과의 거래가 많지 않아 일본의 무역압박에 한국조선소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합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노조가 합병 반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경우, 오히려 일본 입장에서는 좋은 명분 하나를 얻은 셈이 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노조 역시 휴가 복귀 뒤 파업 투쟁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휴가 이후 파업을 포함한 강경투쟁을 예고했지만 일본과의 갈등 고조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면서 "현재 조선업계 경영환경이 어려운 만큼, 노사 간 고통 분담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 지난 5월 31일 현대중공업 주총장에서 노조와 사측이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뉴데일리 박성원 기자
    ▲ 지난 5월 31일 현대중공업 주총장에서 노조와 사측이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뉴데일리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