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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무더위로 가전 업계가 때아닌 성수기를 누리고 있다. 평년보다 덜 더운 6~7월 날씨로 냉방가전 판매가 주춤하다 최근 제품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올해는 평년과 달리 입추(8일)를 전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전 지역에선 7월 말부터 열대야 현상과 폭염주의보가 연일 발효 중이다. 반면 지난 7월까지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4.7일로, 지난해 17.2일의 3분의 1수준이었다.
예년과 다른 날씨는 냉방 가전 판매 추이에도 영향을 줬다. 선풍기, 에어컨 등 각 업체의 여름가전 판매 실적이 전통적 성수기인 6월~7월초에서 벗어나 7월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2분기에 집중됐던 각 업체의 관련 제품 실적이 3분기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풍기 업체 신일의 지난달 마지막 주(22일~28일) 제품 판매량은 전주보다 약 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늦더위 영향으로 좌식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전반적인 제품 판매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늦은 성수기에 맞춰 올해는 마케팅 전략도 일부 수정했다. 신일은 제품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한 7월 말부터 TV프로그램 PPL을 진행하고, 홈쇼핑 방송을 일 3~4회로 늘려 진행하기 시작했다.
신일 관계자는 “7월 긴 장마 이후 찾아온 폭염, 열대야로 올해는 제품 판매 추이가 평년과 다르다”면서 “늦더위 영향으로 냉방가전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을 예상해, 지난달 말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판매량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위니아딤채의 8월 첫째 주 에어컨 판매량은 무더위 직전인 7월 셋째 주와 비교해 약 1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력 제품은 올해 초 출시된 간접풍 콘셉트 에어컨 ‘둘레바람 아이(i)’다.
업계 관계자는 “전형적인 계절상품인 에어컨과 선풍기는 날씨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심리 변동이 크다”면서 “올해는 각 업체의 여름가전 수요가 전통적 성수기인 6~7월 초보다 늦춰진 7월 말~8월까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