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하락세 지속… 8월 '-23%' 기록OLED 시장 확대 시급… 10조 투자 합류 절실파기환송 등 '총수' 부재 리스크 투자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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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종 판결이 파기환송되면서 삼성그룹은 물론 디스플레이업계에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총수 리스크'가 또 다시 불거지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이 요구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전환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중국이 정부 투자로 LCD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OLED 시장의 점유율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0억4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2억5100만달러 대비 23.5% 감소했다.

    정부의 대규모 투자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패널업체들이 LCD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든 가운데 중남미도 중국, 베트남 등 저가 제품 수입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LG디스플레이를 필두로 고부가 제품군인 OLED패널이 차세대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 면에서는 LCD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이지만 전체 대형 패널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밑돌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국내 패널업계를 이끌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합류가 절실한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OLED TV 합류는 시장 점유율 확대 측면도 있지만 LG디스플레이와의 건설적인 경쟁이 이어져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벌리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투자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에 위치한 8.5세대 LCD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QD-OLED 전환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캐파 조정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LCD사업 비중의 감소가 가속화되는 반면 중소형 및 대형 OLED사업 매출액은 지속 증가해 중국 및 대만 패널업체와의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투자는 연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OLED 전문가로 잘 알려진 서울대 교수 출신의 이창희 부사장 영입을 비롯해 200여명의 개발 관련 인력도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삼성의 투자 계획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와 M&A에 적극적인 결단을 내리지 못한 모습을 보인 만큼, 1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과감히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OLED 투자에 착수해 양산까지 통상 1~2년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삼성의 OLED TV 생산 시점은 2022년으로 늦춰질 공산도 크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 공장도 2017년 7월 첫 삽을 뜬 이후 2년이 지나서야 양산에 돌입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영계에서도 삼성 경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의 경영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다"며 "삼성그룹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부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