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불법시 엄정 대응"최 회장 백기사, 촉각… 금감원 신고 마쳐야영풍+MBK, 공개매수가 추가 가능성도 제기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쩐의 전쟁’ ‘소송전’ ‘여론전’으로 번지며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등이 발생할 시 엄정 조치를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진용 구축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27일 비공개로 열린 부원장 회의에서 공개매수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을 지시했다. 필요시에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정 조치하라는 주문이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상장사 공개매수는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등이 떠돌며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입장문을 내고 당부사항을 유념하겠다면서도, 상대방을 향해 “근거 없는 루머를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면서 상호 비방은 주말 내내 계속됐다.

    MBK 측은 지난 26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영풍정밀은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공개매수 투입 자금도 2조1400억원에서 2조4500억원으로 확대된 상태로, MBK 측은 더 이상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없이도 충분히 공개매수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이제 공은 최윤범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10월 6일로, 휴일을 제외하면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이날부터 단 3거래일에 그친다. 대항공개매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공개매수 자금 예치 및 투자확약서(LOC) 발급 등 절차를 감안하면 이날까지는 백기사 진용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의 투자 참여 여부도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주 베인캐피탈의 글로벌 투자심의위원회에선 고려아연 공개매수 자금 투입안이 승인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계약 조건을 변경, 최 회장이 수용하면 즉각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베인캐피탈과 함께 또 다른 글로벌 PEF 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고려아연 지분 7.76%를 보유한 한화그룹도 백기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가로 획득해야 할 지분율은 약 6%로, 주당 80만원에 대항매수에 나설 시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MBK가 이번 주 중 또 한 번 공개매수가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BK는 앞서서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던 공개매수가 조정 계획을 철회하고 매수가를 상향한 바 있다. MBK가 한 차례 더 매수가를 인상한다면 공개매수일은 인상일로부터 10일 더 연장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