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인프라 투자 후 유럽시장 성과 자신'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빌트인 가전 승부수'상고하저' 실적 패턴 바꿀 묘수 '고민중'사계절 사용 에어컨 개발 신호탄
  • ▲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LG전자
    ▲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LG전자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에 진출한지 5년차를 맞는 LG전자가 오는 2023년경에는 빌트인 톱티어(Top Tier)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초기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되는 빌트인 가전사업의 특성 상 당분간은 투자에 집중하지만 내년 이후 3년 정도 집중적으로 점유율을 키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빌트인 가전은 시간과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내년부터 3년 정도 유럽시장에 몰입해 2023년에는 톱티어 빌트인 가전 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영역 확대에 나섰다. 유럽에는 4년 전인 지난 2015년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LG 스튜디오'를 출시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다 3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빌트인 가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라는 브랜드를 만들며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초(超)프리미엄 빌트인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사업에 힘을 실었다. 한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빌트인의 본고장 유럽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출시하며 전통있는 현지 빌트인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택했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8'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유럽 출시를 기념해 전시장 야외정원에 단독 브랜드관을 마련하는 등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했다. 올해부터는 따로 전시관을 마련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알리는 대신 유럽 명품 가구사 등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실질적인 판매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송 사장도 유럽시장에서 LG전자의 빌트인 가전이 자리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럽 빌트인에서 발생하는 매출만큼을 다시 투자해서 인프라를 갖추고 가야한다"며 "현재는 의미있는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투자 비중이 높은 빌트인 사업의 특성 상 유통망 정비나 제품 라인업 세팅, 직원 교육 등의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지난해 IFA 2018 야외전시장에 선보인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용 전시장 모습. ⓒ뉴데일리DB
    ▲ 지난해 IFA 2018 야외전시장에 선보인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용 전시장 모습. ⓒ뉴데일리DB
    송 사장은 지난해 LG전자 가전사업이 유럽에서 특히 크게 성장했고 올해도 2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에너지 등급에 민감하고 관련 규제도 강력한 편인데 냉장고의 리니어 컴프레서 등 LG만의 기술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마케팅 등에 투자를 지속하며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송 사장은 가전업체들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실적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를 비롯해 가전사들이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나타내는 이유는 상반기에 성수기를 맞는 에어컨 때문"이라며 "가전 매출 중 에어컨 비중이 큰 만큼 상반기와 하반기에 매출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인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에어컨을 사계절 사용하는 제품으로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에어컨이 냉방 뿐만 아니라 난방, 공기청정, 가습, 제습 등 사시사철 쓸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미 우리 제품 중 시그니처 스탠딩 에어컨이 이 같은 기능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며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등의 가전 수요가 늘고 있다는 추세가 이어지면 다양한 기능의 에어컨으로 실적 상고하저를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