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3천억 규모 콘텐츠 투자 진행"복잡한 요금체계 3종으로 단순화…'동시접속 회선' 제공도'애플 TV+·디즈니+' 등 춘추전국 돌입…"KT 등 해외 OTT 유치 경쟁 나설 듯"
  • ▲ 이태현 웨이브 대표ⓒ전상현 기자
    ▲ 이태현 웨이브 대표ⓒ전상현 기자

    "2023년말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킬 것이다."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OTT '푹(POOQ)'의 통합법인 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16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 POOQ은 올초까지 유료가입자 72만명 수준에서 정체기를 겪었다"며 "하지만 웨이브 출범 준비기간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SK텔레콤 제휴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수가 급성장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웨이브는 이 성장세를 이어 2023년 500만명 규모의 유료가입자를 유치,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출범 초기 지상파방송 3사 대작 드라마에 투자, 방송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향후 드라마 외 다양한 장르에도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존 POOQ의 동시접속, 화질, 제휴서비스에 따른 복잡한 요금체계를 단순화하고 이용 혜택을 대폭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용자들은 베이직(HD) 7900원, 스탠다드(FHD) 1만 900원, 프리미엄(UHD 포함 최상위 화질) 1만 3900원 등 3종 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며 "스마트TV 등 대형 스크린에서도 즐길 수 있는 스탠다드 및 프리미엄 요금제는 계정 하나로 여러 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동시접속 회선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웨이브 월정액 상품 가입자는 비용추가 없이 1000여편 영화와 계속 추가되는 인기 해외시리즈도 즐길 수 있다. 이중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미국드라마 3편은 웨이브가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들이다.

    이외 SK텔레콤 5G 기술을 활용한 프로야구 멀티뷰, VR 콘텐츠, e스포츠 채널까지 추가된다.

    이 대표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며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 공세 속 웨이브로 우리 문화와 국내 미디어 콘텐츠의 다양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글로벌로 이끌기 위해 국내외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지속 추진하고, 제작사, CP사 등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활발한 제휴 및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베이징에서 이스탄불까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적극나서 웨이브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OTT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웨이브에 이어 해외 OTT 사업자들도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점을 고려, 'OTT 시장의 춘추전국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 시장에 상륙해 상반기 기준 유료가입자 184만명을 확보한 상태다. 1인당 월평균 1만 3130원을 지불해 국내 총 결제금액만 24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IPTV 내 '넷플릭스'를 탑재한 LG유플러스는 덩달아 유료방송 시장서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스마트홈 매출은 전년대비 13.7% 증가한 505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IPTV 가입자 역시 전년대비 11.9% 증가한 424만 1000명을 기록했다.

    애플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애플 TV+는 오는 11월 100여개 국가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월 구독료는 4.99달러(한화 약 6000원)로 예측되고 있다. 애플 TV+의 국내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며, 업계는 애플 TV+ 한국 가격이 월 65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 역시 오는 11월 '디즈니+'를 출시한다. 디즈니+는 디즈니와 픽사·마블 등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고, 보유 콘텐츠 수에 비해 가격(월 6.99달러, 한화 약 8400원)이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 유치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SK텔레콤과 KT도 해외 OTT 도입 물밑작업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다. 웨이브 콘텐츠들이 동남아 진출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는 해외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해외 OTT 업계도 국내 통신사 IPTV 플랫폼과 손잡는 것이 순조로운 국내 시장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KT는 국내 IPTV 1위 사업자로 타사 보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코드 커팅'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해외 OTT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드 커팅이란 가입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인터넷TV, OT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유료방송을 보지않고 유튜브나 OTT 등으로 미디어 시청 패턴을 바 꾸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서는 아직 코드커팅 움직임이 크지 않아 OTT를 보완재로 보는 시각이 크나, OTT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 속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이통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 '애플 TV+', '디즈니+' 출시를 앞두고 관련 플랫폼을 플랫폼내플랫폼(PIP) 방식으로 IPTV에 넣기 위한 작업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