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전통적 미디어 플랫폼인 케이블, 위성방송 가입없이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스트리밍해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으로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것이다. 'Top'은 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를 의미하지만, 넓게는 셋톱박스가 있고 없음을 떠나 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 모두를 포괄하는 의미로 쓰인다.
최근 세계적으로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글로벌 OTT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내달 디즈니와 애플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글로벌 OTT 거대 공룡들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OTT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기존 넷플릭스와 어깨를 견줄 유력한 상대자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콘텐츠 경쟁력 우위를 앞세워 넷플릭스를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디즈니+와 애플TV+ 진입 등에 따른 글로벌 OTT 시장 경쟁환경·사업전략 변화' 보고서는 마블 시리즈 등을 앞세운 디즈니플러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디즈니는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하며 막강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기존 디즈니 콘텐츠 7000여편과 디즈니 플러스를 위해 자체 제작 중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독점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극장 개봉작을 디즈니 플러스에서 동시 선보일 예정이여서 OTT 시장서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디즈니는 미국 내 유료 동영상 OTT 서비스 3위 사업자인 '훌루'의 지분을 전부 확보하는데 성공해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훌루는 NBC, 21세기폭스, ABC가 연합해 2008년 출시한 동영상 OTT 서비스로, 지난 1분기 기준 28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월 이용료를 넷플릭스보다 싸게 책정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4인이 동시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4K화질로 시청할 수 있는 상품 가격은 월 7달러(한화 8375원)다. 추가 비용 지불없이 한 계정으로 7개의 다른 프로필을 만들 수도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동일 조건의 상품의 가격은 월 16달러(한화 1만 9144원). 디즈니 플러스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높은 셈이다. 한 계정에 프로필은 최대 5개까지 밖에 만들 수 없다.
애플 역시 '애플TV 플러스'로 11월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애플TV 플러스는 월 4.99달러(한화 5970원)에 6명의 가족이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짜며 경쟁사 대비 저가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 경쟁사들과 데뷔 동기인 디즈니와의 대결에서 열세에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 화제성과 IP(지식재산권) 수가 현저히 뒤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업계에선 애플의 '소니픽처스' 인수설이 지속 제기되고 있으나, 인수에 성공을 한다해도 디즈니와 승부를 보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란 평가다.
콘텐츠 제작 및 구입 규모로만 따져봤을 때도 넷플릭스는 올해 약 150억달러(한화 18조원), 아마존은 약 60억달러(한화 7조원) 예산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약 60억달러(한화 7조원)의 투자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쟁사들을 추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 플러스가 오는 11월 동안 얼마나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하는지 여부가 성패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만약 디즈니 플러스가 단기간 내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넷플릭스와 아마존 비디오의 2강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디즈니 플러스·애플TV 플러스 모두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해당 시장의 다극화 체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