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직무진단 중간보고 1700명이면 충분국토부, 최종안 내달 20일 기재부 전달철도노조, 파업 강행으로 정부 압박
  • ▲ 코레일.ⓒ뉴데일리DB
    ▲ 코레일.ⓒ뉴데일리DB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내년 '4조2교대' 근무 도입을 놓고 맞서는 가운데 인력충원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3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직무진단에서는 절반 수준인 1700여명이면 충분하다는 중간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내년부터 4조2교대를 전면 시행하지 않으면 다음 달 1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태도다.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에 증원 규모를 제출하는 시한은 다음 달 20일이다. 철도노조가 3년 만에 파업을 벌인다면 정부를 압박하려고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돼 국민 불편이 예상된다.

    27일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3조2교대인 근무 형태를 4조2교대로 바꾸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4조2교대 개편은 현행 '주간-주간-야간-야간-비번-휴일'의 6일 주기 3조2교대 근무를 '주간-야간-비번-휴일' 형태의 4일 또는 8일 주기로 바꿔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연속적인 야간근무를 없애고 휴일을 보장해 근로자 삶의 질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지난해 노사 합의로 단체협약을 맺었다.

    철도노조는 내년 1월1일 전면 시행을 주장한다. 반면 코레일은 직무진단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견해다.

    철도노조는 임금 협상 등과 맞물려 다음 달 11~13일 1차 경고성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2016년 9월27일부터 74일간 이어졌던 역대 최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 ▲ 2016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모습.ⓒ연합뉴스
    ▲ 2016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모습.ⓒ연합뉴스
    코레일 안팎에선 철도노조의 1차 파업 강행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철도노조가 쟁점인 4조2교대 전면 시행을 압박하려고 파업에 나설 거라는 분석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노사 양측이 주장하는 인력 증원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인다. 철도노조는 3000명 이상을 증원해야 한다는 견해다. 반면 철도업계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코레일이 외부 회계법인에 맡겨 진행 중인 직무진단 중간보고에서는 1700여명만 증원해도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한 관계자도 "(중간보고에서 제시한 증원 규모가) 1700명과 유사하다"고 귀띔했다. 이는 3000명을 기준으로 철도노조가 주장하는 증원 규모의 56.7%에 불과하다.

    최종 결과보고서는 다음 달 2일쯤 나올 예정이다. 철도업계에선 다소 달라질 순 있겠으나 큰 차이는 없을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토부는 코레일 노사가 협의해 증원 규모를 제시하면 자체적인 검토를 거쳐 기재부에 최종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전달 시한은 다음 달 20일이다. 인력 충원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데다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코레일 노사가 대화로 이견을 좁히기는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도노조로선 국토부가 최종안을 기재부에 내기 전에 파업을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재부는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각 부처에서 산하기관 정원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4급 이하 정원은 국토부가 어느 정도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철도노조가 대규모 파업으로 국토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힘쓰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파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권을 행사하더라도 기재부와 사전에 협의할 수밖에 없고, 기재부가 나중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면서 "안전 관련 법률 개정, 신규 노선 개통에 따른 업무량 증가 등을 고려해 증원 규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