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높은 해외 부문, 원가율 정상화 '요원'재무구조 불안 지속… "열위한 안정성, 개선 시급"
  • ▲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SK건설이 올 상반기에도 쿠웨이트, 칠레 등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등 해외 불안이 지속되면서 재무 위험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대외신인도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안건들이 적잖은 만큼 해외 부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4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SK건설은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액 3조6141억원, 영업이익 1285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9.4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8.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76%에서 3.55%로 1.21%p 낮아졌다. 이는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1개사 중 공시의무가 없는 호반건설을 제외한 대형건설 10개사 평균 마이너스(-) 0.99%보다 더 큰 하락폭이다.

    수익성 하락의 원인은 원가관리 실패로 풀이된다. SK건설은 상반기 기준 2017년부터 3년간 매출원가가 지속 증가하면서 매출액 원가율이 93.0%로 악화됐다.

    이는 대형 10개사 가운데 포스코건설(94.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10개사 평균 원가율은 88.6%다. 전년대비 변동폭(2.24%p)도 포스코건설 4.71%p, 현대엔지니어링 2.71%p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 기간 10개사는 평균 0.82%p 높아지는데 그쳤다.

    특히 주력 사업인 해외플랜트 사업의 부진이 크게 차지했다. 해외플랜트 매출의 경우 상반기 기준 2016년 1조5852억원을 시작으로 2017년 9319억원, 지난해 4325억원, 올해 3860억원으로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4.7%에서 10.6%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인프라 부문도 3860억원에서 2638억원으로 31.6% 감소했으며 건축·주택 부문의 경우 아예 매출이 잡히지 않으면서 1조9753억원에 달했던 해외 매출액이 649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반기에도 일부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기존에도 원가율 조정이 있었던 쿠웨이트, 칠레 등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인 원가율 조정이 이뤄지면서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손실을 인식했으며 이로 인해 해외 원가율은 100% 초과 상태가 2016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현장별 예정원가율 및 잔여도급액, 공정 후반의 원가율 조정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주요 현안 현장들의 종료 이후 해외 부문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준공 전까지 원가율 조정이 이뤄진 해외공사 관련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부진한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래 3차 SK뷰', '포항두호 SK뷰 푸르지오' 현장 관련 손실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 자료사진. '유라시아해저터널' 외부 전경. ⓒSK건설
    ▲ 자료사진. '유라시아해저터널' 외부 전경. ⓒSK건설

    신규수주도 신통치 않다. 해외건설협회 집계를 보면 상반기 SK건설의 해외 신규수주액은 모두 3889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27억2921만달러의 1.42%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신규수주 감소로 해외 수주잔액도 6조1697억원에서 5조4131억원으로 12.2% 줄어들었으며 총수주잔액(20조7813억원)도 5.72% 감소했다. 이 기간 10개사 평균 수주잔액은 2조9875억원이며 전년대비 변동률은 -2.62%다.

    지난 1월 SK그룹은 글로벌시장 전문가인 안 사장을 세워 부진한 해외수주 타개를 모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해외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해외통'으로 불리는 안재현 SK건설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안 사장은 2017년 말 SK건설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SK그룹은 글로벌시장 전문가인 안 사장을 불러 부진했던 해외수주 타개를 모색했다. 하지만 더딘 국제유가 회복과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악재들로 인한 해외시장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불안요소로 꼽힌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276%), 차입금의존도(62.9%), 유동비율(119%) 모두 2017년 이후 3년째 악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0.93%p 높아진 부채비율의 경우 10개사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 '빚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데 반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부채비율도 대우건설 301% 다음으로 높았다. 10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118%이며 변동률은 -15.6%p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마찬가지다. 13.0%p 높아지면서 롯데건설(+16.2%p)과 더불어 유이한 상승세를 보였다. 의존도 역시 대우 78.9% 다음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 의존도는 23.9%이며 변동률은 -3.97%p다.

    유동비율도 삼성물산 10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변동률도 대림산업(-1.56%p), 현대ENG(4.41%p)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상승세다. 평균 유동비율은 141%이며 변동률은 17.3%p다.

    황덕규 실장은 "최근까지 지속적인 당기순이익 및 단기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차입금 및 상환우선주 상환이 이뤄지고 있으나, 영세한 자기자본 규모로 인해 해외공사 추가손실 발생 등 원가율 상승에 따른 재무구조의 변동가능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공사의 원가율 변동성과 더불어 민간개발사업 미수채권 및 우발채무 관련 추가 손실 발생 여부, 계열공사 발주 추이 등이 회사의 사업 및 재무위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안 사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라오스댐 붕괴사고 문제로, 정무위원회에서는 해외법인 분식회계 의혹으로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는 인재라고 결론을 내렸으며 SK건설이 반발하면서 양측 간 논쟁이 아직까지는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고가 인재로 확정되면 최대 수천억원의 보상금이 부과될 수 있고 해외수주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건설 1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라오스댐 투자법인을 지분법을 이용, 35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변용한 분식회계 의혹을 사고 있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는 "SK건설은 주로 지분법손익을 과장 또는 허위로 만들어 이익을 부풀리는 수법을 사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SK건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올해 국감에서 안 사장을 불러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