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남 김동선, 獨 요식업 이어 전국체전 동메달… 경영복귀 시동거나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31세)의 신출귀몰한 행보가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7년 술집 종업원 폭행과 변호사 폭행 사건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 올해 초 독일에서 말 농장을 인수 및 운영하면서 요식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에는 전국체전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승마선수로서 복귀를 알리기도 했다. 때문에 경영 복귀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것.

8일 재계와 대한승마협회 등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씨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경영 복귀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이 제기된 것은 우선 그의 주특기인 승마를 통해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동선씨는 세종승마협회 소속으로 지난 4일 열린 전국체전 승마 일반부 마장마술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깜짝 출전에 이어 수상까지 하면서 나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김씨가 승마 대회에 참가한 것은 2017년 폭행 사건으로 대한승마협회로부터 견책 징계를 받은 이후 2년여만이다. 그동안 김동선씨는 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금메달 3개를 딴 국가대표 승마 선수로서, 이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나타냈다.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김동선 선수는 올해 1월 17일자로 집행유예가 풀리면서 대회 참가에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다”며 “워낙에 실력이 뛰어나서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는 철저하게 개인운동으로 말과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며 “김 선수가 개인 훈련을 통해 기량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10월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2017년 1월쯤 사의를 표명하고 회사를 떠났다. 올해 2월쯤 독일에서 말 농장을 인수해 운영하는 동시에 요식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재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 전까지 그는 한화건설을 비롯해 한화 호텔&리조트 분야를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화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독자 노선을 걸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 제기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국체전 참가로 다시 국내에서의 행보를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금은 한화그룹 차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는 시기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지분 50%, 25%, 25%를 보유한 사실상의 개인 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이 14.49%를 보유한 한화시스템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화시스템 상장 시 기업가치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3형제가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가치도 최소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

또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 지분도 100% 갖고 있으며, 한화종합화학 역시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이어서 3형제는 두둑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토대로 그룹의 지주사인 (주)한화의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현재 (주)한화 지분의 구조는 김승연 회장이 22.65%로 최대주주이지만, 3형제 지분율은 김동관 전무 4.44%, 김동원 상무 1.67%, 김동선 전 팀장 1.67%에 불과하다.

때문에 에이치솔루션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주)한화와 합병을 시도할 것이란게 재계의 중론이다. 경영 복귀를 위한 명분 쌓기의 일환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했고, 이는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선씨가 워낙 승마를 좋아해서 전국체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로 독일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