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트리플보텀라인 중심으로 성장전략 모색최태원 회장 “환경부문에선 아직 낙제생”… 제조 계열사 해결책 찾기 분주사회적가치 정교화 이후 환경적가치도 집중 측정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 CEO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SK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 CEO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SK
    SK그룹이 경제·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측정하는 DBL(더블보텀라인)의 다음 단계로 TBL(트리플보텀라인)을 염두하고 있다. 기존의 두 가치에 환경적가치도 추가하려는 노력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수익성 ▲사회적 책임 ▲환경 건전성 등 세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한 TBL을 주축으로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가치 경영’을 천명한 SK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DBL을 측정지표로 활용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해왔다. 어느정도 윤곽이 완성된 DBL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측정에 돌입했다.

    SK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조6680억원이다. 같은 기간 창출된 하이닉스와 텔레콤, 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의 사회적가치는 약 16조원이다. ▲경제간접기여 18조1098억원 ▲사회공헌 1973억원 ▲비즈니스 -2조3038억원 등이다. SK의 DBL 측정분류는 이 세가지 항목에 기초한다.

    이 중 비즈니스 성과에 ‘마이너스’가 발생한 이유는 환경요인 탓이다. 최태원 회장 역시 환경부문에서 SK가 ‘낙제생’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제조 계열사의 경우 생산공정에서 불가피하게 온실가스나 폐수 등이 발생해 비즈니스 부문에 포함된 환경적요인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 하이닉스는 -4563억원, 이노베이션은 -1조1884억원이다.
  • ▲ SK하이닉스의 워터 프리 스크러버 시스템. ⓒSK
    ▲ SK하이닉스의 워터 프리 스크러버 시스템. ⓒSK
    SK는 환경요인에서 마이너스가 나타난 부분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에코얼라이언스’를 출범해 협력업체와 환경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워터 프리 스크러버 시스템’ 도입으로 매일 7만9000톤의 폐수도 절감하고 있다.

    이노베이션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해당 분야에서 2025년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중심의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단, 앞으로의 DBL 측정에서도 지난해처럼 마이너스 성적표가 지속될 경우 환경 분야를 특화시켜 환경적가치도 경제·사회적가치와 동일시하는 TBL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K의 비영리연구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경제와 사회, 환경가치를 담는 회계방식인 TBL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배터리와 태양열 등 앞으로 환경적 요인이 더욱 중요한 가치판단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DBL이 정교해진 이후 TBL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단, 사회적가치의 정교한 측정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며 “SK가 새로운 화두를 던진 만큼 더욱 지혜로운 아이디어와 연구력이 수반돼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그룹은 오는 16~18일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2019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전 계열사가 모여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하고 미래 방향성을 검토하는 연례행사다.

    올해 세미나에서는 미래 환경변화에 맞는 사업모델 발굴과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논의한다. 최태원 회장은 DBL 성과에 관해 언급하며 개선점 모색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