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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놀자의 지향점은 ‘원스톱 여가 플랫폼’이다. 국내외 숙박·액티비티 예약은 물론 호텔 프랜차이즈·인테리어 등 사업 분야를 넘나들며 몸집 키우기에 한창이다. 한 번 쓰고 숨겨야 했던 ‘숙박앱’이라는 예전 모습은 이제 없다.
지난 15일 야놀자 강남 사옥을 찾았다. 사옥 8층엔 호텔 창업주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야놀자는 숙박 가격대별로 총 7종의 호텔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지점은 전국 210여 곳이다.
브랜드 구성은 버짓·중·고급 세 가지다. 젊은 층을 위한 버짓 브랜드는 호텔얌과 넘버 25, 중간급 브랜드는 호텔 야자·브라운도트다. 서울 건대와 부산 해운대에 있는 H 에비뉴와 하운드는 고급으로 분류한다. 최근엔 액티비티와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호텔 ‘헤이(heyy)’도 제주 서귀포와 춘천에 열었다.
전시장은 실제 객실과 똑같이 꾸며져 있다. 각 브랜드의 디자인, 시설 차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현장엔 넘버 25·브라운도트·하운드 호텔 세 곳의 객실이 마련돼 있다. 세 곳 모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자동 체크인과 AI 제어 객실을 구현해 둔 ‘씽크룸’이었다. 야놀자는 이달 초 사물인터넷 기반의 객실관리 서비스(PMS)를 소개하기 위해 전시장을 리모델링했다.
호텔 현관처럼 생긴 문을 지나 씽크룸에 들어서니 터치스크린이 나를 맞이했다. 스마트폰 QR코드를 가져다 대니, 앱 내 예약 정보를 확인해 카드키를 떨어트려 준다. 프런트 직원 대면 없이 5초 만에 체크인이 끝났다. 예약 내역을 뒤적이거나 줄을 설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니. 그야말로 ‘유레카’였다. <영상참고>
최근 야놀자는 객실관리 시스템(PMS·Property Management System) 사업에 한창이다. PMS란 호텔예약, 고객 체크인·아웃, 객실 배정 등을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프런트 업무를 자동화해 효율을 높이며, 전시장에 소개된 자동 체크인이 대표적 예다. 관련 사업을 위해 지난 9월 야놀자는 PMS 기업 '이지 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
기계가 준 카드키로 ‘기가지니 룸’의 문을 열었다. 기가지니 룸은 KT 인공지능 스피커로 실내 가전제품과 조명 등을 끄고 켤 수 있는 객실이다. 헤이호텔 서귀포점에 도입돼 있으며, 객실 200곳에서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방에 들어가 “기가지니”라는 명령어로 스피커를 깨웠다. “네”라는 대답을 듣고 “기상모드 부탁해”라고 말했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조명이 들어왔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도 자동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반대로 “수면 모드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조명과 가전제품이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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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침대·텔레비전 등 스피커와 연결만 하면 뭐든 목소리로 끄고 켤 수 있다. 침대에 누워 이야기만 하면 된다니! 전등 끄기 귀찮아 방 밖의 동생을 부를 일이 여기선 없다. 영어·중국어·일본어 기능도 지원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제주 지역에선 더 유용하다.
요즘 야놀자는 ‘IT 기술’에 제대로 꽂혀있다. 현재 구현해둔 AI 스피커 객실, 자동체크인을 뛰어넘어 룸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을 구상 중이다. 사업 포부만큼 투자도 적극적이다. 현재 1000여 명의 임직원 중 약 40%가 IT 관련 연구개발 인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야놀자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활용한 숙박업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시아 최초·최고의 기업”이라며 “기존 주력 분야인 소비자향 호텔·액티비티 사업을 넘어 호텔 자동화 선도 등 고도화된 여가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