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341억… 전년比 66.6% ↓ 원자재價 강세에 수요처와 협상 난항 겹친 탓차강판 가격 인상에 노력, 11월 중순 협상 마무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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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올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원료 가격 강세와 함께 자동차, 조선 등 수요가들과 가격협상도 난항을 겪은 결과다.

    현대제철은 업황 부진으로 올 4분기 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 절감, 품질 개선 등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341억원, 매출액 5조47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6% 줄었으며, 매출액은 3.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7% 확대됐다. 영업이익률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p 낮아진 0.7%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판재류 부문에서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자동차강판·조선용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으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올 4분기도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철강재가격이 급상승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함영철 전무는 "전방산업부터 전체적인 시황이 좋지 않다"며 "판매가격은 약세 기조를 유지하며, 지금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가격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4분기 역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소폭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함영철 전무는 "원자재 가격이 4분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도 지난해 수준으로 내려오진 않았지만 톤당 75달러에 머물러 있다"며 "이런 요인과 원가절감활동 등이 더해지면 내년 2분기 저점을 지나선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를 반영해 현재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함 전무는 "품질 강화와 원가 절감, 수익성 위주의 물량 배분 노력 등으로 기본 경쟁력을 높여가는 방안은 2020년에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 내년 철근 수요 1000만톤 전망… "아파트 분양 감소 영향"

    현대제철이 내년 철근 수요를 1000만톤 내외로 전망했다. 철근 수요를 결정짓는 아파트 분양호수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함 전무는 "내년 건설경기 전망을 보면 철근 수요는 1000만톤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지난해 1100만톤 이상에서 올해 1070만톤으로 줄었고 내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근 수요 감소에는 아파트 분양 축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함 전무는 "통상적으로 아파트 건축에 철근이 많이 쓰이는데, 한 세대 당 투입되는 양은 8톤 내외"라며 "지난 2015년, 2016년 57만호에 달했던 아파트 분양이 올해 27만호까지 절반 넘게 감소했다. 이러한 요인이 수요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재 철근 가격 약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탓으로 분석하며, 4분기 재고 조정을 통해 가격을 방어해 나갈 것이라 했다.

    함 전무는 "올 상반기 25만톤 적정재고가 유지되며 가격도 견조한 상태를 이어갔다"며 "3분기 들어 계절적 요인에 맞물려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재고 또한 35만톤에 육박하며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급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 조정이 선행돼야지만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며 "시중 가격 하락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 올해 남은 두달간 가격 유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車강판 가격 협상, 11월 중순쯤 타결

    현대제철이 국내 조선사와의 후판가격 협상을 시장에서 예상하는 3만원선에서 인상하는 것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 밝혔다. 현대·기아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은 11월 중순 쯤 타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철 전무는 "자동차강판은 원료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우리의 요구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며 "포스코가 국내 완성차업체와 톤당 2~3만원 인상으로 타결했는데 그런 부분 감안해서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선용 후판가격은 시장이 예상하는 톤당 3만원 인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 했다.

    함 전무는 "당초 원가상승분인 톤당 8만원 정도를 인상하는 것을 요구했다"며 "현재 마무리 단계인데 조선사도 신규 수주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장 예상치(톤당 3만원)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 포스코와 '품질·고정비·조업기술' 격차 인정…"노력 여하에 추격 가능"

    현대제철이 포스코와의 기술 격차를 인정했다. 이러한 차이가 3분기 실적에서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서강현 전무는 "포스코와 실적 차이를 회사 측면에선 규모에 따른 고정비나 감가상각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파악하고 있다"며 "고정비, 품질이나 조업기술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4~5% 차이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서 전무는 이어 "포스코는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에도 자동차강판을 공급하고 있다"며 "3분기 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익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 격차를 좁히지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서강현 전무는 "조업이나 품질은 노력 여하에 따라잡을 수 있다 생각한다"며 "원가절감 등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해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