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 9兆 재진입…제약·바이오株 몰려코스닥 시장 잔고 2개월 만에 5561억 급증…'경고등'금융당국·증권업계 "무분별한 투자, 큰 손실 우려"
  • 최근 증시 상승세로 개인 투자자들의 빚내서 주식투자가 급증했다.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들이 임상 이슈 등으로 등락 폭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매매를 촉발하는 요인이 됐지만 과열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9조425억원이다.

    8월 초 8조원대로 떨어졌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최근 강세를 보인 바이오주에 개인 투자자 매수가 몰리면서 크게 늘고 있다.

    10월 25일에 9조2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거래일째 9조원대를 유지했다.

    특히 시장별 잔고에서 코스닥 시장(5조251억원)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8월 31일 4조4690억원을 기록했던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두달 만에 5561억원(12.4%)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으로, 빚을 내 주식을 산 이후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초 10조원 안팎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남북경협주와 바이오주 열풍을 타고 같은 해 4∼6월에 12조원대까지 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는 바이오주에 개인 투자자 매수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악재성 소식을 연이어 쏟아냈고, 한편으로는 반등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종목에 대해 기관은 대거 매도로 대응한 반면 개인이 물량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부 제약·바이오주들의 폭락에 따른 저점 매수사 위험부담을 안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진다.

    반대매매는 투자자 손실은 물론 증시에도 하방압력 작용을 하기 때문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는 주의가 요구된다.

    증권가에서도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도 기업의 실적이 불확실하고, 거시지표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언제든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 부각 시 외국인 대량 매도세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제약·바이오주의 투자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공동으로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을 발표하며 "바이오·제약주는 임상시험 성공 여부 등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