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 현지법인 설립해 리튬광산 탐사 시작中 기업 장악 및 리튬가격 하락세에 소액주주 우려 ↑시가 대비 4배 이상 비싼 가격에 엔터 '빌리언스' 인수도 비판휴마시스 "신사업 추진 통해 전반적인 체질 개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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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진단기기 사업 호황 수혜를 누린 휴마시스가 경영권 내홍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최대주주로 올라선 기업들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남궁견 회장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라 신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소재 및 광물사업을 선택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궁견 회장의 과거 이력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해 경영진 교체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뉴데일리는 휴마시스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갈등 양상을 전망해봤다.

    휴마시스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2차전지 소재, 특히 리튬광산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여기에 관계사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강화를 위한 M&A(인수합병)도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소액주주는 본업인 진단기기사업으로 쌓은 막대한 이익잉여금이 소진될 것에 대해 우려를 보이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현 경영진의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사와 주주간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현지법인 휴마시스마인솔루션을 설립해 지표조사 및 노두조사를 실시했고 짐바브웨 마테베레렌드사우스주 지역 리튬광구 3000ha(헥타르)를 확보했다.

    휴마시스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에 ▲2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광물생산 ▲광물자원개발 및 판매 ▲염호개발 및 추출광물 판매 ▲국내외 광산 탐사, 채취, 개발 및 기술용역업무 제공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는데 짐바브웨 리튬광산을 점찍은 것이다.

    짐바브웨는 호주,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이은 세계 6위의 리튬 생산국으로 31만t(톤)의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짐바브웨의 리튬 광산은 현재 중국 기업이 대부분 장악하고 있어 이들에 비해 영세한 휴마시스가 자본싸움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

    중국의 화유코발트는 2022년 4월 호주 프로스펙트리소시스로부터 아카디아 광산을 4억2200만달러에 인수한 뒤 3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리튬 정광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했다.

    아카디아 광산이 있는 곳이 휴마시스가 확보한 리튬광산이 위치한 짐바브웨 마테베레렌드사우스주 지역이며 이 지역에는 중국의 창신그룹과 시노마인리소스그룹 등도 진출해 있다. 

    휴마시스는 남궁견 회장이 지하자원 개발 노하우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광물생산, 플랜트, 유통 등 전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휴마시스의 구상에 대해 의구심을 보인다.

    남궁 회장은 고려포리머(현 플레이그램) 대표를 맡고 있던 2015년 한국서부발전에, 2016년 한국남부발전과 남동발전에 각각 유연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지만 10년 전의 일이다.

    아무런 인적·물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한 진단기기 기업 휴마시스에서 10년만에 광물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선이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일부도 남궁 회장의 리튬광산사업 추진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남궁 회장이 휴마시스 최대주주에 오르고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휴마시스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이 2022년말 3340억원에서 2023년말 2776억원으로 564억원이나 감소했는데 리튬광산사업을 통해 이익잉여금이 빠르게 고갈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철 휴마시스 소액주주 부대표는 "광산개발의 경우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과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약 8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휴마시스는 광물개발 노하우가 없는 곳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2차전지 산업 전체가 불황을 겪고 있는데 리튬광산 사업을 휴마시스의 미래먹거리로 선택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김철 부대표는 "최근 리튬 가격이 급락해 리튬광산 개발로 인한 실익이 불분명한 데다 개발기간은 4~7년 걸린다"면서 "정부 정책에 따라 2차전지 수요 변동성이 커 리스크가 큰 사업영역이다"고 주장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리튬 가격은 81.5RMB(위안)/㎏으로 지난해 7월24일 287.5RMB/㎏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일부는 지난 5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현 빌리언스)를 인수한 데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휴마시스는 관계사 판타지오가 2021년부터 드라마 제작을 시작했는데 빌리언스에 다수의 연기자가 소속돼 있어 콘텐츠 제작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철 부대표는 "빌리언스 현 주가는 800원에도 못 미치는데 휴마시스는 빌리언스를 주당 3480원에 인수해 총 480억원을 사용했다"면서 "4배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인수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이다"고 지적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일부는 지난 8일 법원에 신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허가가 받아들여지면 소액주주들을 결집해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교체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김철 부대표는 "김성곤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은 남궁 회장의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다"면서 "임시주총일이 정해지면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도 활용해 주주들로부터 의결권행사를 위한 위임장도 받으며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 현 경영진을 해임시키고 새로운 분들을 모실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휴마시스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다"면서 "남궁 회장을 중심으로 엔데믹 전환에 따른 기존사업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며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가시적 성과를 내면 남궁 회장의 이력에 대한 우려는 해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