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차주들, 딜러 메뉴얼 입수해 공개파라시스 언급은 전혀 없어기만 논란 확산공정위 표시광고법 위반 조사 변수 피해보상 요구-집단소송 이어질 듯
  • ▲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에 지난해 배포한 내부 교육자료 'EQ 판매 전략(EQ Sales Playbook)ⓒ제보자
    ▲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에 지난해 배포한 내부 교육자료 'EQ 판매 전략(EQ Sales Playbook)ⓒ제보자
    벤츠코리아가 판매딜러들에게 "전기차 배터리를 파라시스가 아닌 CATL로 설명하라"는 내부 자료가 드러났다.

    배터리 제조사 기망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벤츠 전기차 피해차주들로 구성된 비대위측은 7일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작성한 'EQ 판매 전략(EQ Sales Playbook)'이라는 내부 교육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는 벤츠코리아가 딜러들을 위해 제작한 고객 대응 메뉴얼로 EQ 전기차를 어떻게 고객에게 영업해야 하는지 등을 사례를 들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 ▲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에 지난해 배포한 내부 교육자료 'EQ 판매 전략(EQ Sales Playbook). 고객이 배터리 안전성을 문의할 경우 CATL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설명하고 있다ⓒ제보자
    ▲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에 지난해 배포한 내부 교육자료 'EQ 판매 전략(EQ Sales Playbook). 고객이 배터리 안전성을 문의할 경우 CATL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설명하고 있다ⓒ제보자
    메뉴얼은 우선 해당 대표 사례(Top Case 1)로 고객들의 '배터리 생산지에 대한 불신'을 딜러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꼽은 뒤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고객이 "중국에서 (배터리가) 생산된다고 들었는데 안전성의 문제는 없을까요?"라고 질문할 경우 딜러는 "CATL은 중국 회사이지만 배터리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은 기업"이라고 답변하라는 식이다.

    CATL 배터리 탑재를 명시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해당 자료에서는 벤츠가 CATL의 배터리 셀을 사용해 자체 고전압 배터리를 조립한 후 EQ 전기차에 탑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배터리는 셀→팩→모듈로 구성된다. 셀 여러개가 팩을, 팩 여러개가 모듈을 이룬다. 

    CATL의 셀을 사용하지만, 팩과 모듈은 벤츠 자체적으로 조립하기 때문에 "EQ 차량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CATL 완제품 배터리와 완전히 다른 배터리며, 메르세데스-벤츠 기준에 맞게 생산된 배터리로 매우 안전하니 안심해도 된다"는 부가 설명이 실려있다.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내부 메뉴얼을 입수해 공개한 비대위측은 "벤츠코리아 교육 자료에는 파라시스 언급이 단 한번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간 벤츠코리아는 EQ 전기차 등을 판매할 때 배터리 제조사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은 지난 2022년 벤츠 EQE 출시 인터뷰에서 "배터리 셀은 CATL이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지난 8월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EQE 화재의 경우  CATL이 아닌 10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이 드러났다.

    벤츠 내부 교육자료가 처음으로 드러나면서 피해차주들의 집단소송과 함께 표시광고법 위반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공정위의 판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