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 슈퍼사이클, 향후 10년 이상 지속 전망미국·유럽·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서 수주 호조HVDC, ESS 등 친환경 시대 성장 동력 육성도 박차
-
효성중공업이 전력기기 시장 호황과 함께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견조한 해외 수주 실적과 더불어, 친환경 시대에 발맞춘 신사업 육성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갖춰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들었다. AI와 반도체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군의 호황에 더해 친환경 정책 기조에 따른 신재생 발전까지 증가하면서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슈퍼 사이클이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력망의 핵심인 변압기와 차단기, 전동기 등을 생산·판매하는 효성중공업의 향후 실적에 기대감이 모이는 이유다.실제로 올해 상반기 효성중공업의 중공업(전력기기) 부문 매출은 1조3267억원으로 지난해(1조1883억원)보다 12% 가량 증가했다.특히 지난 2분기에는 전년 동기의 2배에 달하는 신규 수주액(1조5198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도 1조원 이상 늘어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올해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전역에서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영국 국영 전력회사 특수변압기와 스웨덴 배전회사 초고압변압기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6월 아프리카 모잠비크 국영 전력회사와 428억원 규모 전력망 강화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이어 지난 7월에는 노르웨이 국영 송전청과 3300억원 규모의 420kV(킬로볼트) 초고압변압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같은 달 호주에서 350억원대 변압기 공급 계약도 따냈다.세계 최대 변압기 시장인 미국에서의 실적 개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2020년경 인수 이래 적자를 이어가던 미국 테네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생산 공장 '효성HICO' 법인이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 내 초고압변압기 호황과 공급 부족 지속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이에 효성중공업은 효성HICO에 4900만달러(약 669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단행, 초고압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효성중공업의 수주 잔고 내 미국 비중이 30%에 해당한다"며 "늘어나는 수주 물량만큼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아울러 효성중공업은 HVDC(초고압직류송전),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이끌 신성장 동력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올해 효성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글로벌 리서치사 BNEF가 최우수 ESS 업체에 대해 발표하는 '에너지 스토리지 티어 1'로 등재됐다. ESS는 전력 수요가 낮은 밤에 에너지를 충전하고 주간 피크 시간대에 방전하는 전력계통 안정화 시스템으로,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신재생에너지의 단점 보완에 필수적이다.지난 7월에는 국내 최초로 200MW(메가와트)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압형 HVDC는 태양광, 풍력발전 등 산지나 해안가에서 생성한 신재생에너지를 도심까지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 설비뿐만 아니라 ESS, 스태콤, HVDC 등에서도 글로벌 토탈 전력 솔루션 업체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