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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 소송과 라니티딘 사태로 인한 '알비스' 회수 등으로 인한 비용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8억 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24억 5900만원으로 4.5% 늘고, 순이익은 3억 2500만원으로 92.8% 줄었다.
'나보타'의 미국 시장 진출 매출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나온 셈이다. 나보타의 수출액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과 나보타 소송비와 라니티딘 사태에 따른 알비스 회수 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150억원 이상 반영된 탓이 컸다.
지난 5월 미국에 출시된 나보타는 올해 3분기 미국 시장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전년 동기 24억에서 247% 성장한 82억 5000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나보타의 국내 매출은 보툴리눔 톡신 경쟁이 심화되면서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감소했지만, 수출액이 855% 급증한 7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보타의 수출액이 올해 2분기 15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치였던 100억원에도 미달하면서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소송비용이 2분기 40억원에서 3분기에는 10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나보타 소송비는 4분기에도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균주출처 논란 민사소송의 1심 결과는 내년 1분기에,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결과는 내년 10월쯤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소송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나보타 소송비는 내년 초부터 서서히 줄어들면서 예비 판정이 내려지는 내년 6월을 기점으로 거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품목인 알비스가 라니티딘 사태로 인해 회수되면서 관련 비용이 49억원 들었다. 알비스의 유통 재고는 약 50억원으로 올해 4분기에도 여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알비스는 대웅제약 전문의약품 매출액에서 약 8.7%의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분기당 약 150억원의 매출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웅제약은 향후 가스모틴, 넥시움, 뮤코트라, 파모티딘 등으로 알비스를 대체한다는 전략이지만, 알비스의 매출을 메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외법인 관련 구조조정 비용도 38억원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해외법인 구조조정은 올해 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대웅제약의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실적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웅제약은 올해 나보타 소송 비용 약 240억원, 해외법인 구조조정 약 70~80억원, 알비스 회수 비용 약 100억원 등 약 400억원에 해당하는 여러 악재로 아쉬움을 남겼다"면서도 "내년에는 기저 효과, 악재 해소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 진출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내년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앞으로 나보타의 북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지난 9월 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내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으로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