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르엘대치' 평균청약경쟁률 212대1 올들어 최고소유권 등기이후 전매 가능해 시세차익 기대기존 구축 아파트들도 분상제 이후 신고가 경신
  • ▲ 롯데건설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 모델하우스 모습.ⓒ이기륭 기자
    ▲ 롯데건설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 모델하우스 모습.ⓒ이기륭 기자

    집값 안정을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주택 시장은 오히려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비해 비교적 전매가 자유로운 강남 재건축 단지에는 투기 수요까지 합세하며 수만명이 몰리고 있고 기존 아파트가격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집값 폭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를 재건축하는 '르엘대치'는 지난 12일 1순위 청약 결과 31가구 모집에 6575명이 몰리며 평균 21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종전 203.8대1의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의 경쟁률을 넘어서며 올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을 다시 썼다.

    같은날 1순위 청약이 진행된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재건축 단지인 '르엘 신반포센트럴'도 135가구 모집에 1만18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2.1대 1을 나타냈다. 두 단지 모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직후 이뤄진 강남권 첫 분양인 데다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경쟁이 치열했다는 분석이다.

    분양가만 놓고 봤을때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를 기다렸다가 청약하는 것이 수요자 입장에서 유리하지만 분양권 전매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최장 10년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은 소유권 이전 등기일 이후에는 전매가 가능하다.

    이영진 고든파트너스 대표는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분양가격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전매제한이나 거주요건 강화 등의 조건도 따라오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자의 경우 지금이 오히려 적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도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분양가가 시세보다 현저히 싸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상한제 적용을 피하고자 서두르는 단지가 맞물리게 되면 '청약 광풍'이 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되고 적용지역의 분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 적용지역 분양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라며 "청약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분양 시장이 들썩이자 기존 구축 단지들도 신고가를 잇따라 갱신하며 아파트값 상승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는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이 된 지난 6일 16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9월 15억7800만원에서 1억원 이상 올랐다.

    상한제 지역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 역시 지난달 14억5000만원에 실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상한제가 언급된 지난 7월 12억원에 비해 석 달 새 2억5000만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청약 과열 현상이 지속되면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한제는 일종의 최고가격제이기 때문에 신규 분양 시장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초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부동자금으로 투기수요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