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 기술 국산화로 선박 건조가격 낮아지고 기간 줄어들어글로벌 선급으로부터 LNG화물창 인증 획득… 기술개발 매진비용 문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 기술 국산화로 경쟁력 강화
  • ▲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마란가스사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운반선.ⓒ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마란가스사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운반선.ⓒ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화두인 친환경 기술 국산화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능력은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내년에도 독자 기술을 앞세워 LNG운반선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기술들이 국산화됨에 따라 선박 건조가격은 낮아지고 건조 기간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지난달 전세계에서 발주된 43척의 LNG선 중 86% 이상을 수주하는 등 LNG선 발주물량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실제 상용화까진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신사업 개척 및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위한 대비 차원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도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독자개발한 LNG화물창의 인증을 획득하는 등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공기윤활시스템을 장착한 LNG운반선 1척을 성공적으로 건조, 선주 측에 인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선박은 그리스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로부터 2016년 6월 수주한 17만3400㎥ 규모 LNG운반선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공기윤활시스템 'DSME ALS(Air Lubrication System)'이 적용됐다.

    공기윤활시스템은 에너지 절감 기술 중 하나로 선박 바닥 면에 공기를 주입해 선체와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연속으로 만들어 운항 중에 발생하는 마찰 저항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LNG화물창 독자 기술도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7년에 독자 개발한 솔리더스는 최근 프랑스 선급 BV로부터 설계 승인을 획득했다. 이로써 로이드레지스터(영국), ABS(미국), KR(한국), DNV-GL(노르웨이), BV(프랑스) 등 글로벌 5대 메이저 선급의 설계 승인을 모두 받았다. 

    현대중공업이 독자개발한 하이멕스도 영국 선급 로이드레지스터로부터 설계 승인을 받았다. 하이멕스는 이중 방벽 구조의 멤브레인형 LNG 화물창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20년까지 하이멕스 화물창의 본격적 실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화물창은 LNG운반선 가스가 기화되는 것을 막는 저장창고다. 

    이와 함께 LNG추진선용 연료탱크 소재도 국산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8만톤급 LNG추진선용 연료탱크(하이식스 'Hi-CIX')에 포스코의 9%니켈강을 적용해 극저온탱크의 핵심 소재 국산화와 공급 안정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은 해외 철강사로부터 9%니켈강을 공급받았지만,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핵심 소재의 국산화율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 9%니켈강은 극저온(-163도) 환경에서도 우수한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소재다. 

    업계에선 환경규제 시행과 맞물려 LNG선 발주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LNG 추진선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상의 친환경 연료로서 장기적으로 선박시장에서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LNG탱크의 설계부터 소재 수급, 제작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하는 작업도 가속회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친환경선박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동반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의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발주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LNG 추진선의 기술 국산화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