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구조조정 이어 승진 규모도 대폭 감소LCD 불황에 실적 악화일로… 연 적자 1兆 돌파 유력 OLED 전환 본격화 불구 내년 실적 전망도 '암울'
  •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속되는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개편을 조기에 단행하면서 상당 수의 임원을 내보낸 데 이어 내년도 정기인사에서도 임원 승진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이면서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다만 LCD 불황이 심화되면서 내년에도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무 승진 6명, 상무 신규 선임 4명 등 총 10명이 승진했다. 지난해 인사에서 28명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64.3% 감소한 수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승진자 규모를 최소화했다"며 "다만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 하에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OLED 사업 전환 가속화에 기여가 크고 성과 창출이 탁월한 차세대 인재는 과감히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에도 조기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25%가량을 감축하는 '조직 슬림화'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 9월부터는 근속 5년차 이상의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 기업들의 공급과잉에 따른 LCD 판가 하락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OLED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장기간 적자에 시달린 탓이다. 올 들어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낸 결과 3분기 누계 적자만 9375억원에 달한다. 2012년 CEO로 취임한 후 장기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던 한상범 부회장도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LCD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LCD TV 개발 조직을 통합하는 등 LCD 관련 조직을 축소했으며, 이에 따른 자원은 전략 사업인 대형 OLED 및 중소형 P-OLED 사업 분야로 전환 배치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내년 흑자전환은 시기상조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CD 라인의 구조조정으로 LCD 비중이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LCD 패널 가격 하락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OLED TV 역시 LCD TV와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OLED 패널의 판가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하기가 벅차 보이는 반면, 감가상각비는 1조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라인 구조 조정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할 정도로 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정면 충돌은 너무나 큰 생채기를 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