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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경제(울산) 성재용 기자] 해양에 버려지는 쓰레기, 특히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자 민관이 손잡고 나섰다. 이를 공공기관인 울산항만공사, 해양환경과 울산의 상징 고래를 보호하자는 기치를 내건 울산 지역 사회적기업 '우시산'이 주도하고 있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올 들어 울산항만공사,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사회적기업 우시산, SK에너지, UN환경계획 한국협회 등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하자는 'Save the Ocean, Save the Whale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를 위한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기관들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울산항 아.그.위.그(I Green We Green)'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며 해양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바다와 고래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를 쓰자는 것이다.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대기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선박에서 생수병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바다에 버려지거나 전량 소각 처리돼 해양·대기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
순환경제로 전환을 위해 창립된 엘렌 맥아더 재단은 2050년이면 전 세계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하기도 했다.특히 울산항만공사는 사회적가치 창출을 주요 미션으로 삼고, 해양환경보호 등 울산항을 경쟁력 있는 해운 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공사를 포함한 이들 기관은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국내 최초 선박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먼저 공사는 선박 폐플라스틱 분리배출을 위한 '울산항 해양환경보호 정책'을 수립하고, 선사를 대상으로 폐기물 수거업체에서 제공하는 두 종류의 톤백에 재활용 가능 품목과 불가능 품목을 분리해 배출하도록 안내했다.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은 우시산에서 '별까루 고래인형' 등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우시산은 폐플라스틱을 솜과 원단으로 업사이클링해 이를 활용한 △고래 인형 △에코백 △파우치 △티셔츠 △트레이닝복 등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500㎖ 생수병 10.5개가 모이면 작은 고래인형이, 86개가 모이면 큰 고래인형이 만들어진다.
공사 측은 "지금까지 약 8만개의 폐플라스틱 페트병으로 고래인형이 만들어졌다"며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지역 대학생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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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추진한 본 프로젝트를 통해 7만9650개의 페트별이 업사이클링됐으며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4.38톤 감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 폐플라스틱 1톤당 37만원(소각료와 탄소배출권 비용)의 경제적 손실도 막았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업사이클링 사업 홍보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시산을 '스타 사회적기업' 육성 후보로 선정해 2015년 창업지원금 2500만원을 후원했으며 다양한 프로보노(공익을 위한 전문성 기부)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 프로젝트는 사회적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사는 우시산과 협업해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해양환경도 보호하고 사회적기업도 성장시켜 일자리까지 창출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우시산의 올해 제품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47% 급성장했으며 3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뒀다. 제품들을 경력단절여성과 노인 등 취약계층 11명 등이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고래 인형 등이 잘 팔릴수록 취약계층 일자리도 늘어나는 셈이다.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민간과 공공, 사회적기구와 국제기구가 머리를 맞대어 울산항 환경보호를 위한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의미 있는 발걸음을 함께 하고 있다"며 "향후 전 세계 항만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 주체간 협력을 통한 국내외 확산 및 사례 전파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지역 내 지자체들도 우시산에서 생산한 제품을 적극 구매하며 해양환경보호와 사회적기업 육성에 동참하고 있다. 잘 키운 사회적기업이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등 친환경 사업도 진행하며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편, 해당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해외의 다양한 컨퍼런스에서 친환경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항만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울산항만공사와 우시산의 '울산항 해양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전 세계적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울산항만공사와 싱가포르 항만청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사례를 접한 싱가포르 항만청 관계자는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며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