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지원에 공모도 흥행…패스트트랙 1호기업 메탈라이프도 연내 상장 주목
  • 소재·부품·장비 전문업체의 상장 요건을 완화해주는 이른바 '소부장 패스트트랙' 시행으로 관련 업체들이 올해 IPO 시장을 활발히 달군 가운데 내년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에 뛰어든 기업 가운데 유독 소부장 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 11월 코스닥에 입성한 풍력발전기 부품사 씨에스베어링의 청약 경쟁률은 1247:1로 마감했고, 지난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부품 소재 회사 케이엔제이는 경쟁률 1144.3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상장된 복합소재기업 엔바이오니아의 청약 경쟁률도 910.3:1, 8월 상장된 산업용 로봇 및 시스템 솔루션 전문업체인 에스에피시스템도 786.16:1로 공모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상장된 스마트폰 부품사 아이티엠반도체는 321.09: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흥행했다. 6일 현재 아이티엠반도체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8200원보다 대폭 오른 3만2650원에 거래되며 선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같은 흐름은 정부의 소부장 기업 활성화 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일본 수출 규제로 소재 부품장비에 대한 국산화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 속에 가치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거래소가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제품에 대한 국산화 및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면서 IPO를 준비 중인 소부장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소부장 전문업체를 다른 심사청구기업에 우선해 심사하고,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 상장 절차를 간소화했다. 아울러 기술특례상장은 전문평가기관 두곳으로부터 A, BBB이상의 등급을 받아야하지만 소부장 상장특례는 평가기관 한 곳으로부터 A등급을 받으면 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 ▲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업체인 메탈라이프 한기우 대표가 6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뉴데일리
    ▲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업체인 메탈라이프 한기우 대표가 6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뉴데일리

    제도 변화 속에 화합물반도체 패키지 생산업체인 메탈라이프는 소부장 패스트트랙 시행 1호 업체로서 주목받으며 이달 24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공모가 밴드는 1만500~1만3000원,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73억~91억원 수준이다.

    메탈라이프 김주현 이사는 "패스트트랙 상장 1호기업이라는 것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면서 "상장 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소부장업체들의 상장이나 정부정책 개선 흐름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산업의 기초체력이라는 측면에서 소부장업체들로의 IPO를 통한 자금 유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소부장 업체들의 잇딴 공모 청약 흥행 속에 소부장 패스트트랙 1호 메탈라이프의 연내 상장이 가시화된 만큼 내년에도 관련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나노소재 전문기업 레몬과 신소재 전기장비사 서남도 최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LED 전문기업 서울바이오시스도 최근 예비심사 청구를 통해 4년 만에 IPO 재도전을 한 상태다. 커넥트 제조사 JNTC도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공모 준비에 한창이다. 삼성디스플레이 1차벤더인 휴대폰 부품사 엔피디와 2차전지 핵심 소재업체 엔켐, OLED 소재사 피엔에이치테크도 내년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SK증권 이소중 연구원은 "지난 9월 소재부품장비 전문업체의 상장 요건을 완화해주는 IPO 패스트트랙이 도입돼 2020년에는 소부장 IPO 기업들의 비중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도입으로) 평가 비용이 절감되고 평가 절차도 줄어들어 소부장 전문업체들의 상장이 촉진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대형 증권사 IPO 담당자는 "거래일이 단축되면 오히려 준비 기간이 타이트해서 다소 부담될 수 있지만 제도 완화 이후 관련 업체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있고, 이미 뛰어든 업체들도 5~6곳에 이른다. 운용사들의 관심도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