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KRX300 대표지수 수익률 앞질러현대차·신한지주·미래에셋증권 등 특례 편입정은보 "주주 간 정보 비대칭 문제 해결될 것"
  • ▲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24일 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를 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24일 거래소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를 하고 있다. ⓒ홍승빈 기자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구성종목이 공개됐다. 해당 지수는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와 상품화 촉진, 코스피200 지수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24일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해당 지수의 구성 종목은 기존 대표지수와의 차별성 강화, 펀드 운용의 편의성, 지수성과 개선을 고려해 100개 종목으로 추려졌다.

    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해 ▲포스코DX ▲한미반도체 LG이노텍 ▲HMM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셀트리온 ▲한미약품 ▲기아 ▲F&F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T&G ▲엔씨소프트 ▲S-Oil 등이 포함됐다. 

    앞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한 DB하이텍, 현대차,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도 편입됐다. 반면 대표적인 금융주와 통신주로 꼽히는 KB금융과 KT는 이번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 

    밸류업 지수 100개 종목 중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64%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종목 수 비중은 코스피가 67%, 코스닥이 33%로 구성됐다. 다만 시총 비중은 코스피 종목이 95.3%, 코스닥 종목이 4.7%를 차지, 코스피 종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거래소는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을 통해 100개 종목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수 개발과정에서 어느 경우에나 객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고,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평가지표를 최우선 고려했다"라며 "산업군별 상대평가를 적용해 고르게 선별하고 단계별 스크리닝 방식을 도입해 각 평가지표를 고르게 충족하는 우수기업들을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이 되려면 우선 전체 주식 시장 시가총액 상위 400위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거나 2년 합산 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후보 종목에서 제외된다.

    최근 2년 연속 배당 혹은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는지 등 주주환원 여부도 검토된다. 또한 PBR 순위가 전체 혹은 산업군 내에서 50% 이내여야 한다. 

    앞선 4가지의 기준을 충족한 기업 중에서 최근 2년간 산업군별 평균 ROE가 상위기업인 100종목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24개)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소재(9개) ▲필수 소비재(8개) ▲커뮤니케이션(5개) ▲에너지(1개) 등 산업군별 대표종목이 편입됐다.

    거래소는 3단계에 걸쳐 편입 기업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1단계에선 이달 23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에 대해 특례 편입을 실시하고 2년간 편입을 유지한다. 현대차,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은 특례를 통해 편입됐다.

    거래소 측은 과거 시뮬레이션 결과 밸류업 지수의 최근 5년 수익률은 43.5%로 코스피200(33.7%), KRX(34.3%)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2.5%로 집계, 4%대 수익률을 기록한 두 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은 15%로 제한, 기존 대표지수와의 상관계수를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기존 시장 대표지수는 비중 상한 제도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밸류업 지수는 비중 상한제도를 도입해 일부 초대형주의 지수 영향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하는 다양한 후속 지수를 개발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는 오는 30일부터 공식적으로 산출될 예정"이라며 "11월에는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도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 주식 시장은 양적성장을 지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문제, 주주 중시 미흡 등으로 인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 문제 등이 해결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