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월 고점 이후 28% 급락…외국인 팔자 거세모건스탠리發 리포트 이후 암울한 전망 잇따라코스피 대장주 추락에 지수도 하락 늪 '허우적'3분기 실적 발표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불식할까 주목
  • 주가 13만원 전망이 나왔던 삼성전자가 어느덧 6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끝모를 추락을 지속하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7월11일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8만7600원에서 6만3100원으로 27.9% 급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7% 내렸다. 

    최근 지수 하락을 끌어내린 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월 1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23조원에서 383조원으로 140조원 감소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 감소분(263조원)의 53%가 넘는다.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 1위는 삼성전자로, 이 기간 7조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나 이달 들어 외인들의 매도세가 거센데, 지난 13일까지 10거래일 중 지난 2일과 12일을 제외하고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4조597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증권가는 13만원까지 제시하며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왔다. 장밋빛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이후 주가는 하락하더니 어느덧 6만원대도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주가가 급격히 꺾인 건 9월 초부터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이 부진한 성적을 내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7월 고용지표가 전망치를 밑돌면서 시장에는 경기 불안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폭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경계심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업종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둔화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의 어두운 전망도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0일 '고점을 준비하다'(Preparing for a Peak)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까지 목표주가를 절반 넘게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투심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향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하며 가장 장밋빛 전망을 내놨던 KB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9만5000원까지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12만원→9만6000원), 메리츠증권(10만8000원→9만5000원), 현대차증권(11만원→10만4000원), DB금융투자 (11만원→10만원) 등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췄다.

    시총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의 부진으로 국내 증시가 고전을 이어가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 주가가 과연 반전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에 쏠린다. 결국 실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빈자리를 바이오, 2차전지, 금융 및 산업재(조선·방산 등)이 채워주고 있지만, 상대 시총이 작다 보니 시장 전반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강조하면서 일시 반등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내년 이후의 반도체 시장 피크 아웃을 우려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오는 26일(한국 시간) 마이크론,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