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건스탠리 매도보고서에 급락증권가, 금투세 시행 여부 촉각…유예‧폐지 목소리 커져민주당, 24일 금투세 토론회…한투연 21일 서울역 시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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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이후 오랜만에 문을 연 국내 증시가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 여파에 내림세를 보이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및 폐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더욱 더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전 세계 증시 대비 현저히 낮은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금투세를 시행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9포인트(0.21%) 오른 2580.80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8.20포인트(1.12%) 오른 2541.57로 출발해 장중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반도체주 관련 악재가 국내 증시를 덮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2%(1300원) 하락한 6만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전일 대비 6.14%(1만원) 하락한 15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의 하락세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내놓은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반도체 산업보고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은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불과 3개월 전 제시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180도 바꾼 것이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테크 업종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주의'로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목표가 하향의 배경으로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를 꼽았다.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범용 D램 수요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놓고 '과도한 비관론'이란 지적이 나온다. 모건스탠리가 2~3년마다 한국 메모리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흔들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3년 전인 2021년 8월에도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를 미리 예견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실제 반도체 업계에서는 HBM의 경우 주문을 받은 뒤 생산하기에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가 적절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앞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올해 개최한 두 차례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HBM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은 외국계 증권사의 때 아닌 매도 리포트 논란 속 금투세 우려까지 더해지며 국내 증시가 과도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내년 1월 예정인 금투세는 이제 시행이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시행 혹은 유예‧폐지 여부를 두고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일정 수준(주식 5000만 원·기타 250만 원 등) 이상일 때 매기는 세금이다. 세율은 최대 25%(지방세 포함 27.5%)로 지난 2020년 도입된 뒤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를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라는 과세 원칙에 따라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다만 최근 들어 야당 내부에서 '금투세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라고 밝히는 의원들이 늘면서 당내 이견을 교통정리 하고 당론을 하나로 모으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이연희·전용기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유예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 또한 지난 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면서 지도부가 유예론에 무게를 둔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달 24일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당론을 확정할 방침이다. 해당 토론회는 금투세 찬성과 반대 견해를 보인 의원 2~3명씩 팀을 이뤄 진행될 예정이며, 전 과정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될 계획이다.

    한편, 금투세 폐지를 촉구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이어질 예정이다. 

    개인 주식 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연다. 오는 23일부터는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는 금투세 반대 버스를 한 달간 운행하기로 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아직 후진적 환경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 주식시장의 금투세는 완전한 시기상조"라며 "금투세는 폐지만이 정답이며, 민주당의 금투세 강행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허덕이는 우리 주식시장을 장기침체의 늪에 가두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