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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합병 이후에도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13일 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인 독일계 DH는 배민 지분 87%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이후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일축한 것.
김범준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 차기 CEO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로 인한 중개 수수료 인상은 있을 수 없고,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17일 오후 전직원과의 대화 시간인 ‘우수타’(우아한 수다 타임)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날 한 직원은 “독과점으로 인한 수수료 인상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김 부사장은 향후 요금정책에 대한 방침도 밝혔다. 그는 “내년 4월부터 새롭게 적용될 과금 체계를 우리는 이미 발표했다”며 “중개 수수료를 업계 통상 수준의 절반도 안되는 5.8%로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던 ‘깃발꽂기’를 3개 이하로 제한하고 요금도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배달앱 중 수수료율을 5%대로 책정한 곳은 배민 밖에 없다”며 “이 같은 낮은 수수료율이 결국 음식점주들을 우리 플랫폼으로 유치하는 원동력이 됐고, 많은 음식점을 만날 수 있으니 이용자와 주문 수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업주님과 이용자들이 모두 만족할 때 플랫폼은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M&A를 했다고 수수료를 올리는 경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진 대표는 이날 M&A 배경에 대해 공개했다. 그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는 한국서 출발한 스타트업을 국내 1위로 키운 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 시킬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서 일어난 딜”이라며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부분의 IT분야가 그렇듯 배달앱 시장도 인수합병이 일어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배민이 한국에서만 잘 한다 해도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M&A는 생존과 동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A 이후에도 우리는 아시아 경영과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경영에 집중할 것이므로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수타’는 우아한형제들이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사내 행사다. 보통 김봉진 대표가 홀로 답변하지만, 이날은 차기 대표인 김범준 부사장도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