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운반선 연간 50척 발주 예상… 내년 최대 80척 벌크선사들 LNG운반선 등 '웨트 벌크' 주목… 선대 확대 대한해운, 팬오션, 현대LNG해운, SK해운 포트폴리오 다각화
  • ▲ Vale사(社)와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수행 중인 팬오션의 'SEA FUJIYAMA'호. ⓒ팬오션
    ▲ Vale사(社)와 철광석 장기운송계약을 수행 중인 팬오션의 'SEA FUJIYAMA'호. ⓒ팬오션
    최근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벌크선사들이 웨트 벌크(Wet Bulk)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비롯해 해운사들 모두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LNG운반선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선 LNG운반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연평균 50척 정도의 LNG 선박 발주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카타르, 모잠비크 등의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최대 80척의 발주가 예상된다.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것이 주요인이다. IMO는 2020년부터 선박용 연료의 황 함량 비중을 현행 3.5%에서 0.5% 이하로 제한하는 새로운 환경규제를 시행한다.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LNG선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 하며 수주를 독점하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일부 선사들을 빼고는 아직 LNG운반선 규모가 작은 상황이다. 건조 뿐만 아니라 운항에서도 LNG선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운사는 크게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로 나뉘다. 컨테이너는 대부분 생산이 완료된 완제품을 실어 나르고, 벌크선은 드라이 벌크(Dry Bulk)는 철광석·석탄 같은 광물이나 곡물을 실어나르고, 웨트 벌크(Wet Bulk) 또는 탱커(Tanker)는 LNG 등 기름을 실어나른다. 

    국내 대표 벌크 선사 중 하나인 팬오션도 최근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NG선 수요 확대에 따라 기존의 드라이 벌크에서 웨트 벌크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웨트벌크 시장이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관련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게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오션은 3분기 매출 6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반면, 영업이익은 10.2% 증가한 634억원을 기록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앞으로 선대를 늘려 영업력 확대를 노릴 방침"이라며 "현재 수익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화주와의 우호적인 관계 지속, 점진적인 영업력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웨트 벌크 시장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새로운 벌크선사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LNG운반선의 경우, 작은 결함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노하우를 가진 경험이 풍부한 선사들이 수주에 성공했고, 그렇지 않은 선사들은 이같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사업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LNG 장기운송계약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천연가스는 주로 장기계약에 의해 공급돼 왔으나 단기, 유연계약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2016년 새로 체결된 계약의 42%가량을 유연계약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벌크 선사들도 힘을 모으고 있다. 대한해운, 팬오션, 현대LNG해운, SK해운 등 LNG운반선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형 벌크선사들이 카타르 LNG선 수주를 위해 뭉친 것이다. 해당 선사들은 연합체를 구성해 카타르에서 발주하는 최대 100척의 운송계약 중 30척 이상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국내 선사 중 활발하게 웨트 벌크 시장에 나서고 있는 곳은 SK해운과 대한해운이다. SK해운은 원유와 LNG 등 웨트벌크를 주력으로 운송하고 있는데, 탱커선이 2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LNG선 등의 가스선이 19%로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해운도 LNG운반선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대한해운은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를 LNG선 부문에서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수익 안정화를 위해 향후 수요가 예상되는 LNG선 운송 계약을 점차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LNG선 수요가 늘어나면서 LNG선 등을 운영하는 웨트 벌크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국내 대표 벌크선사들도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웨트 벌크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