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망 1조967억… 전년比 1400%↑해운 침체 우려 불구 고운임 효과비수기인 4분기도 기대몸값 상승 따라 당분간 매각은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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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이 해상운임 강세에 힘입어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실적 호조→투자 확대의 선순환에 따른 덩치 증대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HMM의 민영화 작업도 더욱 요원해지게 됐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 3분기 매출은 3조2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8% 늘고, 영업이익은 1401.1% 급증한 1조138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HMM은 2022년 이후 1년 반 만에 조단위 영업익을 달성하게 된다.

    HMM은 올 1분기 4070억원, 2분기 6444억원 등 상반기에만 1조5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지난해 말 본격화한 홍해 사태의 장기화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초 1896.65에서 시작해 2000선 안팎에서 등락하다 중동발 정세 불안 고조로 5월 말 3000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거듭한 해상운임은 7월 첫째 주 3733.8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평균 SCFI는 3082.06로, 하반기 들어서도 해상운임 강세가 이어지며 HMM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졌다. 올 초 증권가에서는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을 23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7835억원→1조318억원→1조1381억원 등 전망치를 상향했다.

    HMM은 탄탄한 실적 성과 기반, 해운업황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의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사업부문별로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으로, 특히 친환경 경영에 총 투자액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투자해 ‘넷 제로’ 달성을 2050년에서 2045년으로 앞당길 계획이다.

    HMM의 현금성자산은 6월 말 기준 13조6016억원으로, 이미 절반 이상 투자 실탄을 확보했다. 투자가 완료되면 HMM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현재 85척, 91만TEU에서 2030년 130척, 155만TEU로 늘게 된다. 같은 기간 벌크 선대는 634만DWT(36척)에서 1256만DWT(110척)로 확대된다.

    해상운임은 이달 들어 2062.57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1000)을 웃돌며 HMM 실적에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로, 2분기와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HMM의 호실적 행진과 함께 매각 작업은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실적과 투자 선순환에 따른 몸값 상승이 예상되면서 새 주인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HMM 민영화를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산업은행과 해진공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HMM은 내년 1월 독일의 하팍로이드의 ‘디 얼라이언스’ 체제 탈퇴에 따라 일본의 ONE, 대만의 양밍(Yang Ming)과 새로운 협력체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 2025년 2월부터 5년간 전략적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세계 1위 선사인 스위스 MSC와 북유럽 및 지중해 항로에서의 선복교환 협력에 최종 합의했다. MSC와의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4년간이다.

    HMM은 이같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MSC’ 협력체제를 통해 원양항로 네트워크 증대, 기항 항만, 국가 확대, 운용 선복량 확대 등 타 협력그룹 대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