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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C(Direct-to-Consumer, 소비자직접의뢰) 산업계의 리더가 마크로젠에서 테라젠이텍스로 바뀌는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전체기업협의회(이하 유기협)의 수장이 마크로젠에서 테라젠이텍스로 바뀐 이후, 테라젠이텍스가 DTC 산업계를 대변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출범한 유기협은 현재 국내 유전체 관련 기업 22개사가 생명윤리법 개정, DTC 관련 규제 개선 등 산업계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황태순 대표가 유기협 3기 회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최근 복지부 시범사업에서 EDGC와 함께 국내 최다 항목을 승인 받으면서 DTC 대표 기업으로 올라섰다.
유기협은 지난 6월24일 19년도 제1차 총회를 열어 제3기 임원진을 선출했다. 2017년 7월부터 회장사를 맡아온 마크로젠은 임기를 채우고 내려오고, 3기 회장사는 테라젠이텍스가 맡게 됐다.
운영위원사도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디엔에이링크,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랩지노믹스 등 기존 5개사에서 어큐진, 엔젠바이오가 추가됐다. 회원사가 확충된 데 따른 증원이다.
이 때 마크로젠이 회장사 지위에서 물러난 것은 임기 만료로 인한 것일 뿐, 규제 샌드박스 관련 갈등 때문은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마크로젠이 지난 2월 '규제 샌드박스 1호'로 선정되면서 DTC 업계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마크로젠이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사이자 유기협 회장사로서 지위를 남용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당시 마크로젠은 향후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적용을 받는 유전체기업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후 메디젠휴먼케어, 테라젠이텍스, 디엔에이링크 등이 규제 샌드박스 대상에 추가되면서 이와 관련된 갈등은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 문제로 갈등이 일었을 때는 업체들 간에 전혀 의사소통이 안 됐다"며 "해당 문제는 잘 해결되고, 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기협 회장사가 교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에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랩지노믹스 등 4개사가 승인을 받았다.
특히 테라젠이텍스와 EDGC가 국내 최다 항목인 56개 항목에 대한 DTC 유전자검사를 허용 받았다. 마크로젠은 27개, 랩지노믹스는 10개 항목을 추가해 검사할 수 있게 됐다.
테라젠이텍스는 시범사업 연구 계획의 대한 공용 IRB(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내∙외부 정도 관리 ▲과학적 근거 내 검사 수행 여부 ▲개인정보 관리 실태 ▲검사 결과의 소비자 전달 절차 ▲검사 후 소비자 만족도 등 전 평가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항목인 56개 항목을 심사 받았음에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마크로젠은 이번에 시범사업에서 검사 역량을 인증 받은 기업들은 앞으로 2년간 DTC 유전자검사 항목을 최대 56개로 확대,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는 항목 위주로 심사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들을 추가적으로 심의를 받겠다는 게 마크로젠의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가 유기협 회장사로 선정된 데 이어 시범사업에서 국내 최다 유전자검사 항목을 허가 받으면서 업계에서는 테라젠이텍스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기협 회원사들이 처음으로 바이오 행사에 공동 참가해 유전체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협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바이오플러스'에 별도 홍보부스를 개설해 참가자들에게 유전체 산업의 성장성과 비전 등을 알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디엔에이링크 등 선도 업체들이 함께 DTC 산업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크로젠과 테라젠이텍스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DTC 산업계를 발전시켜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시기에 테라젠이텍스가 유기협 회장사를 맡아줘서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테라젠이텍스가 DTC 산업계 이슈에 대한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