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웹사이트 평균 4.8개 설치 요구해개인정보 암호화 등 보안프로그램 의무모바일뱅킹만 집중, PC 개선은 ‘게걸음’
  • ▲ NH농협은행 웹사이트 화면
    ▲ NH농협은행 웹사이트 화면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연동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은행 웹사이트는 금융소비자에게 실행파일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19 민간·공공 웹사이트 플러그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경우 웹사이트 접속 시 평균 4.8개의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실행파일 설치를 요구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총 10개의 파일을 설치해야 했다. 이어 농협, KEB하나, 씨티, 부산, 대구, 광주은행 등은 6개의 실행파일을 설치하도록 안내했다.

    은행권에서 액티브엑스(ActiveX)와 실행파일 없이 자유롭게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정부는 편리한 인터넷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민간 500대 웹사이트 엑티브X 개선과 불필요한 플러그인 제거를 국정과제로 지정해 2018년부터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은행권에서 자동설치되는 엑티브X 프로그램은 사라졌다, 그러나 보안프로그램인 개인정보 암호화, 키보드보안 등 실행파일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다행히 이와 같은 플러그인은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변경했지만 웹사이트에 접속한 소비자 대부분은 불안한 마음에 설치 버튼을 누리게 된다.

  • ▲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
    은행 웹사이트 내 실행파일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보안 이슈와도 연결지을 수 있다.

    아마존, 페이팔 등 해외 유명업체의 경우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정도만 입력만 하면 별도의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은 고객정보과 관련된 책임을 서비스 제공자인 기업이 맡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킹이 발생했을 때 고객도 이를 입증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존재해 보안프로그램을 모두 제거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선 시중은행이 웹사이트보다 금융소비자 접속이 많은 모바일뱅킹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 속에 오픈뱅킹을 선보였지만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금리우대, 경품 제공 등 모바일뱅킹 마케팅에 집중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플러그인을 모두 제거하는 게 요즘 추세지만 보안 때문에 실행파일을 모두 제거하는 건 한계가 있다”라며 “특히 모바일뱅킹 대세론까지 확산되면서 PC 웹사이트보다 모바일 환경 개선에 더 집중된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