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어 말레이시아도 지분 매각 논의중매각진행건 완료시 2개국, 3개 법인으로 대폭 축소CJ, 해외사업 구조조정… 비상경영 체제속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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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 오쇼핑부문이 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합작법인인 SCJ홈쇼핑 지분 전량 매각에 이어 말레이시아 법인 철수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외형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이 부진한 글로벌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이 말레이시아 미디어 그룹인 '미디어 프리마(Media Prima)'와 2016년에 설립한 말레이시아 합작법인 MP CJ 지분(49%)에 대한 매각 약정 등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P CJ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77억원, 영업손실은 25억원이다. 법인 설립 당시 2020년까지 연간 1400억원의 취급고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패기있게 도전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온라인·모바일로 소비트렌드가 변화하고,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실패하면서 사업이 위축됐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해외 법인 정리는 기존에도 해외사업 철수를 진행해왔던 만큼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을 강화하자는 CJ그룹사 전체 기조와 맞물려 진행된 것"이라며 ""현재 선택과 집중이란 기조로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말레이시아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CJ오쇼핑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7년부터 중국(남방CJ), 터키, 일본, 태국 등의 해외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국 합작법인인 GMM CJ를 정리한 이후 지난해 말 베트남 케이블 방송사 SCTV와 합작한 SCJ홈쇼핑의 보유 지분 50% 전량을 합작사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CJ오쇼핑은 2004년 중국으로 시작으로 9개국 14개 지역에 진출했던 글로벌 사업이 중국(동방CJ, 천천CJ), 필리핀(ACJ) 등 2개 국가 3개 법인만 남겨 놓고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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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매출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를 이루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진행했다. 

    브라질 사료업체 셀렉타와 지난해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 등 M&A작업에 앞장섰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은 2015년까지 5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규모 M&A로 인해 2017년에는 6조4000억원, 2018년에는 7조2000억원, 2019년(3분기 기준)에는 9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약 4년 만에 차입금 규모가 2배로 급증하며 재무부담이 늘었다. 이에 CJ그룹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기업 전반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들을 정리 중이다. 

    지난해 말 CJ제일제당은 8500억원에 달하는 가양동 부지와 2300억원 규모의 구로구 부지를 유동화하고, CJ 인재원 건물 일부 528억원을 ENM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 계약으로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CJ그룹은 2018년엔 CJ헬스케어, 작년엔 CJ헬로와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해외 극장 사업 진출을 했던 CJ CGV 역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CJ제일제당의 부동산 매각까지 더하면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당장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 자산 유동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매각 대금은 대부분 빚을 갚는 데 쓰일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신용등급 강등을 우려해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조 단위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순차입금을 7조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