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익스프레스, 반년 째 매각 난항… 11번가 매각도 번번히 무산티메프 사태 이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매물로 나올 예정시장 얼어붙는데 쌓이는 매물… 성장 기대 꺾이며 M&A 시장도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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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에 따른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인수합병(M&A)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 연이어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인수 경쟁은커녕 마땅한 인수희망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 유통업계의 불황에 M&A 시장에 매물만 쌓여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매각이 예고됐던 사업이나 기업의 거래가 성사된 사례는 전무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사업부문)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이 다 되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때 중국의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나 GS리테일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이들은 모두 인수 의향을 부정한 상태다. 기업형 SSM 시장이 비교적 활황임에도 불구하고 M&A 시장에서는 별다른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한 셈이다.

    이커머스 분야는 한층 더 심각하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모회사 SK스퀘어가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면서 매물로 나왔지만 1년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당시 11번가의 재무적투자자(FI)는 SK스퀘어의 지분을 포함해 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지만 현재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가 인수의향을 타진했지만 협상이 부결되면서 결국 무산됐다. 결국 11번가가 다시 SK그룹 계열사로 남는 방안까지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메프 사태’는 더 심각하다.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위해 EY한영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하고 공개경쟁 입찰도 병행하는 방식이다. ‘티메프 사태’의 또 다른 주역인 인터파크커머스 도 자율구조조정 이후 매각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미정산 사태 이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각이 원만히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반적으로 유통업계 M&A 시장의 활성도가 크게 낮아진 셈이다. 불과 3년 전인 2021년, 이베이코리아(지마켓)이 3조4000억원에 신세계그룹에 인수되는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이뤄진 것과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유통업계 전반의 성장기대감이 꺾이면서 M&A 매력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프리IPO 당시 수조원의 몸값을 평가받던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 등의 이커머스 기업이 수조원에 육박하는 몸값을 평가받았지만 시장이 얼어붙으며 기업공개(IPO) 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가 꺾이고 있고 이에 따른 유통업계의 성장도 정체되는 상황”이라며 “두자릿 수 고성장을 거듭하던 수년 전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M&A 시장에 과감하게 나서기도 힘들어졌다”고 전했다.